도로 잠기고 나무 쓰러지고…벼락 떨어진 창고서 화재
도, 비상대응체계 2단계 격상, 곳곳 주민대피·출입통제
지난 16일 오후 8시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도로에서 폭우에 전봇대가 쓰러져 소방대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청주서부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5.7.17/뉴스1
(청주=뉴스1) 엄기찬 이재규 기자 = 밤사이 충북 곳곳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주요 하천 수위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충북도는 비상대응체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현재 도내 6개 시군(청주·괴산·충주·진천·음성·증평)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졌고, 5개 시군(보은·옥천·제천·단양·영동)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17일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도내 평균 강수량은 103.2㎜를 기록하고 있다, 청주가 가장 많은 231.7㎜, 증평 201.0㎜, 괴산 173.0㎜, 진천 152.5㎜ 등이다.
특히 청주 복대동에서는 시간당 최대 63.8㎜(17일 오전 3시)의 폭우가 퍼부었다. 청주 강내면에서도 시간당 50.1㎜(17일 오전 3시)의 폭우가 쏟아졌다.
피해도 속출했다. 청주시 복대동, 산남동, 오창읍 등에서는 지하주차장 6곳이 침수돼 긴급 배수 작업을 벌였다. 청주시 옥산면의 한 도로에서는 전봇대가 쓰러져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는 수목 전도(청주 월오동 12건), 구조물 전도(청주 옥산면 오산리 1건), 도로 침수(청주 북문로3가 등 31건), 지하 주차장 침수(청주 산남동 8건) 등이다.
충주에서 이날 오전 8시 9분쯤 중앙탑면 한 물류창고 지붕에 벼락이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5분 만에 진화됐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또 음성에서는 주택 옹벽이 쓰러지면서 액화천연가스(LPG) 통을 건드려 가스가 새기도 했다. 가스 냄새가 나자 주민 일부가 대피했다.
17일 충북 청주시 무심천 하상도로가 빗물에 잠겨있다. 밤사이 청주에는 230mm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2025.7.17/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금강홍수통제소는 17일 오전 9시 20분 청주시 팔결교(미호강) 지점에 내려진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격상했다. 팔결교의 수위는 오전 9시 50분 경보 기준인 6.3m에 도달했다.
청주시 환희교(병천천) 지점에 내려진 홍수주의보도 이날 오전 8시 20분 홍수경보로 격상됐다. 이곳의 수위는 이날 오전 7시 30분 경보 기준(4.4m)을 넘겼다.
또 증평군 반탄교(보강천) 지점에도 이날 오전 3시 30분 홍수주의보가 내려졌고, 오전 8시에는 청주시 미호강교(미호강) 지점과 진천군 가산교(보강천) 지점에도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산사태와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은 사전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청주에서는 무심천 일대 하상도로와 주차장, 세월교 21곳이 전면 통제됐고 북이·내수지하차도 등도 차단됐다.
또 증평 미암리 지하차도 등 5곳과 하상도로 등 3곳, 충주 만적교 굴다리 1곳, 진천 농다리 등 관광지와 산책로 45곳이 폐쇄됐다. 속리산·소백산·월악산 국립공원도 전면 통제 중이다.
홍수경보·주의보 발령에 따라 하천 주변 40가구 주민들에게 대피령도 발령됐다. 이들은 인근 학교와 보육원 등의 시설로 대피했다.
산사태 위험이 높은 청주시 현도면 우록리와 오송읍 공북리, 강내면 당곡리 등 3개 읍면의 12가구 18명과 침수 우려가 있는 청주 복대동 2가구 주민 3명도 긴급 대피했다.
밤 사이 23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17일 충북 청주시 미호강변에 차량 한대가 침수돼 있다. 2025.7.17/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한국수력원자력 괴산발전소는 17일 오전 9시 30분부터 괴산댐의 방류량을 초당 400톤으로 늘렸다. 상류 지역의 많은 비로 유입량이 급격히 늘어 방류량을 전날보다 2배 이상 늘렸다.
괴산댐은 홍수기(6월 21~9월 20일) 동안 7개의 수문을 모두 상시 개방하고 유입되는 수량을 모두 하류로 자연 방류한다. 유입량만큼 방류량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현재 유입량이 늘면서 댐 수위는 홍수기 유지 수위 128.65m보다 2m 이상 높은 상황이다. 이 댐의 계획 홍수위 136.93m보다는 아직 6m 정도 여유가 있다.
벼락과 돌풍을 동반한 많은 비로 청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20분 청주를 떠나 제주로 가려던 이스타항공 ZE711편 등 출발편 5편의 운항이 지연되고 있다.
또 이날 오전 8시 30분 제주에서 청주로 향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KE1704편 등 도착편 3편의 운항도 지연됐다. 청주공항은 항공편 운항 일정 변동 가능성이 큰 만큼 운항 정보 확인을 당부했다.
sedam_081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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