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硏 임은경 박사팀, 공기 중 부유 항생제 내성균 현장 검출 기술 개발
공기 중 떠다니는 항생제 내성균을 빠르게 검출하는 진단기술을 개발한 임은경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임은경 박사 연구팀은 연세대학교 황정호 교수 연구팀과 함께 공기 중에 떠다니는 위험한 항생제 내성균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는 새로운 진단 기술인 ‘CN-TAR’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병원감염 예방과 공중보건 안전망 구축에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병원, 공항, 지하철 등 감염 취약지역에서 즉시 진단이 가능한 ‘현장형 플랫폼 기술’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공기 중으로도 전파가 가능한 슈퍼박테리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와 VRE(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는 폐렴이나 패혈증 등 같은 위험한 질병을 유발하고, 기존 항생제로는 잘 치료되지 않는다.
기존에는 이런 균들이 환자에게만 감염을 일으킨다고 여겨졌지만, 최근에 공기 중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우리가 숨 쉬는 공기조차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병원이나 공공장소에서 곧바로 이런 균을 찾아낼 수 있는 ‘현장 진단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로 널리 알려진 CRISPR-Cas9 시스템을 진단목적으로 변형하여 박테리아가 가진 특정 유전자를 정확히 찾아 자르고, 그 절단산물을 실시간으로 증폭하여 빛으로 표시해주는 ‘CN-TAR’라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쉽게 설명하면 공기 중에 떠다니는 극미량의 박테리아 유전자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분석해 빛으로 결과를 알려주는 원스톱 스마트 진단 기술이다.
CN-TAR을 이용한 공기 중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검출 개요.[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의 성능 검증 결과 이 기술은 단 1~2개의 유전자 복사본 수준에서도 박테리아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매우 민감하게 작동했으며, 병원에서 널리 쓰이는 RT-PCR 분석법과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더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
특히 별도의 고가 장비 없이 휴대용 진단기로 만들 수 있어, 병원뿐 아니라 학교, 요양원, 식품공장, 제약공장, 심지어 공장 하수나 토양까지도 실시간 감시할 수 있어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임은경 박사는 “이 기술은 고가 장비 없이도 공기 중 박테리아를 누구나, 어디서나,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획기적인 현장형 진단 기술로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데 직접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J. Hazard. Mater’에 6월 6일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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