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엔 "마음 아팠을 것"…野 "방어 안쓰럽다"
고성 오가며 50여분 정회…野 "'동문서답' 가이드 받았나" 의혹 제기
자녀 조기유학·청문자료 제출 놓고도 공방…청문 슈퍼위크 '분수령'
의원 질의 경청하는 이진숙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며 자료를 살피고 있다. 2025.7.16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안정훈 기자 =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이 후보자의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 자녀 조기 유학 문제 등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의 도덕성 등을 문제 삼으면서 공교육 책임자로는 부적합하다고 몰아세운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책 질의에 집중하면서 이 후보자의 업무 역량에 초점을 맞췄다.
국민의힘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이 후보자 자녀의 조기 유학과 관련, "제 지역구 학부모들이 절절하게 항의하셨다"며 "진보 정부조차 (자녀가) 조기유학을 한 사람을 장관 시키면 공교육은 도대체 누가 받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장관도 아니고 교육장관을 하시겠다는 분이 공교육에서 탈출했다니, 백번 양보해도 (장관직은) 후보님이 받으셔서는 안 되는 자리였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서지영 의원은 '부의 세습이 교육에 의해 이뤄진다고 할 정도인 시대 상황'이라고 한 이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후보자의 삶이 이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했다.
질의하는 김대식 의원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5.7.16 pdj6635@yna.co.kr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초상이 각각 들어간 5만원권과 5천원권 지폐를 들어 보이면서 "우리 부모님들은 신사임당과 율곡 선생님을 보면서 '어렵고 힘들고 배고픔이 있지만 견디면서 내 자식만큼은 훌륭하게 키워야겠다'는 여망으로 오늘날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성적표를 가슴에 안고 울기도 웃기도 하고, 교회와 절에 가서 우리 자식 한 점수라도 더 올려달라 애원하는 경험을 하신 분이 공교육 책임자가 돼야 한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서 의원은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과 관련, 이 후보자가 자신이 1저자가 들어가는 것이 이공계 관례라고 해명하자 즉각 반박했다.
그는 한 이공계 박사 과정 학생이 의원실의 보낸 글이라며 "후보자가 이공계 이공계 하면서 관례를 자꾸 언급하는데 보통 실험을 직접 실행한 학생이 1저자, 교수가 교신 저자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지, 교수가 제1저자로 들어가는 경우는 본 적 없다"고 전했다.
같은 당 김민전 의원은 "(제자 논문에) 본인이 1저자를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고 연구 윤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진숙 후보자의 사과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조기 유학 등 논란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5.7.16 pdj6635@yna.co.kr
이에 대응해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관련 의혹 등을 소명할 기회를 주고 이 후보자를 두둔했다.
민주당 김문수 의원은 "여성으로서 국립대 총장까지 하고 두 자녀를 키우며 여기까지 온 것은 대단하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면 주변을 잘 못 챙길 수 있다"며 후보자를 격려했다.
이 후보자는 김 의원이 각종 논란과 관련해 허리 숙여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실수가 있었던 점에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민주당 간사인 문정복 의원은 이 후보자의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과 관련, "(후보자가) 30년 대학교수 생활을 하면서 '제자의 논문을 가로챘다'는 프레임이 가장 마음이 아프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성준 의원은 이 후보자 자녀의 조기 유학 문제에 대해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대덕연구단지, 카이스트, 한국개발연구원(KDI)를 만들어서 한국 발전을 이뤘다. 그 근본적은 힘은 어디서 나왔느냐"며 "1960∼1970년대 산업화하면서 우리나라 인재들이 해외 유학을 많이 간 덕분"이라고 이 후보자를 감쌌다.
그는 "세계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자녀도 해외에서 공부하고 와서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선순환 구조가 돼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고 했다.
선서문 제출하는 이진숙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영호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2025.7.16 kjhpress@yna.co.kr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답변 태도에 대해 "소신껏 대답하라", "자료를 보지 말고 솔직하게 답해달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김대식 의원은 제보라며 이 후보자가 '동문서답하십시오', '모르는 것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답하고 이후 답변하지 마라', '곤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라'라는 등의 답변 가이드라인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장관 (후보자) 앞에 (이러한 지시가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김영호 위원장 또한 이런 의혹에 "만약 누군가 (메모지를) 붙였다면 공직자가 장관(후보자)을 위해서 붙였겠지만 오히려 장관(후보자)을 위해선 그런 것을 붙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자료 제출, 증인·참고인 채택 등을 놓고 45분간 공방을 벌였다.
이에 민주당 소속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이 후보자가 제출 요구된 427건 자료 중 19건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통계상 95.6% 자료 제출했다"면서 "역대 후보 중 가장 높은 제출률로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하자 야당이 반발했다.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이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을 향해 "자격도 안 되는 후보 방어하시느라 정말 안쓰럽다"고 말하자 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인사청문회 시작도 전에 '자격도 안 되는 후보'라고 규정하는 발언을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청문회 막바지에는 여야 간 고성 속에 54분간 정회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이 주어진 질의 시간을 넘겼음에도 후보자에게 질문을 계속하자, 민주당 간사인 문정복 의원이 차후에 질의하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두 의원 간 언성이 높아지며 분위기가 과열되자 김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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