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도로에 나무가 쓰러져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후부터 시작된 ‘극한 호우’로 이날 밤 9~10시 한 시간 사이 충남 서천에는 시간당 86.5㎜에 달하는 비가 쏟아졌다. 이에 따라 충남 보령시 옹천읍·주산면·미산면, 서천군 비인면·서면 등의 지역엔 ‘호우긴급재난문자’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1시간 누적 강우량이 72㎜를 넘는 비를 ‘극한호우’라 규정하고, 이를 긴급재난문자의 발송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날 밤 11시 기준으로 경기도(평택, 화성), 충남(공주, 논산, 부여, 청양, 태안, 서산, 보령, 서천, 홍성, 계룡), 전북(군산), 대전 등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서울과 경기 전역, 강원, 충북, 충남, 전북 등 중부지방 대다수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 이상이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80㎜ 이상이 예상될 때,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이상이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이 예상될 때 발효된다. 밤 10시30분 기준 주요지점의 1시간 강수량 현황을 보면, 서울 27㎜, 강원 홍천 30㎜, 강원 인제 28㎜, 전라 군산 25㎜ 등이 기록됐다.
시간당 강우량 20㎜는 1㎡ 넓이에 생수 2ℓ짜리 페트병 약 10개를 한꺼번에 쏟아붓는 것과 맞먹는 양이다. 시간당 강우량이 50㎜를 넘으면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겨 차량 운행이나 보행이 어려워지고, 70㎜ 이상이면 지대가 낮은 하천 주변 도로의 차량들이 침수되는 수준이다. 100㎜를 넘기면 도로 위 차량이 뜨기 시작하며 대부분의 건물과 시설물 하부가 물에 잠기는 수준이다.
기상청은 경기 남부와 충남 서해안에 17일까지 누적 강수량 최대 200㎜ 이상의 비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 중·남부 내륙과 전북 서부에는 최대 150㎜ 이상, 서울·인천·경기, 충청(충북 남부 제외)에는 50~150㎜에 달하는 비가 예상된다. 이번 비는 서쪽에서 다가온 저기압이 북동진하면서 따라온 건조한 공기가 남쪽 열대 수증기와 강하게 충돌해 만들어진 폭 좁은 구름대가 뿌리는 것으로,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하게 많이 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서해안을 중심으로 풍랑주의보, 강풍주의보도 내려지는 등 강한 바람도 동반되고 있다.
17일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서풍이 불어들며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대량 공급돼, 18일까지 전남·전북에 최대 150㎜ 이상, 경상권에 최대 200㎜ 이상 등 남부지방에도 많은 비가 올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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