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육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서 밝혀
"학자 양심에 따라 학문 탐구, 제자 양성"
"100편의 논문 유사율 10% 미만 판정"
"자녀유학, 인지하지 못했으나 큰 실수"
유·초·중등 교육 현안에는 잘못된 답변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7.16.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용윤신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자녀유학 문제에 대해서도 인지하지 못했다며 큰 실수임을 인정했다.

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 고교학점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등 유·초·중등 분야 현안과 관련해서는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 여당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문 표절 의혹 사과…사퇴엔 "대다수는 지지 성명"

이진숙 후보자는 16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그런 의혹들이 생긴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단 "저는 학자적인 양심에 따라 학문의 진실성 탐구, 제자들을 양성해왔다"며 "청문회에서 그간 연구윤리 관련 국민들께 소상히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기를 희망한다"며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대부분의 연구가 제가 국가연구프로젝트로 수주해 연구책임자로 수행했던 연구들"이라며 "(제가) 제1저자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고 그것(연구)을 제자가 발전시켜서 본인 학위논문으로 가져간 것이기 때문에 표가 같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후보자는 "2007년도부터 총장에 임용되기 직전까지 거의 100편의 논문을 충남대학교에서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검증을 해서 모두 (유사율) 10% 미만으로 판정을 받았다"며 "오랜 시간 검증했던 논문들이고 그런 논문이 이번에 국민검증단이라든가 그런 데서 카피킬러(논문 유사도 검증 프로그램)로 돌렸을 때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언론들에서 지적하는 2007년 이전의 논문들이 있었기에 저도 (카피킬러에) 돌려봤다"며 "(연구윤리가 확립되기 전인 2007년 논문들도) 10%를 겨우 넘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14일에는 11개 교수·연구자 단체로 구성된 범학계 국민검증단의 검증 결과와는 배치되는 설명이다. 검증단은 이 후보자의 일부 논문의 경우 표절률이 50%를 넘는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이 후보자는 "카피킬러는 계속 자료가 같이 겹쳐지기 때문에 유사자료가 겹쳐질 때 마다 유사율이 높아진다"며 "지금 언론에 보고 되고 있는 그런 것은 학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결론으로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몇 분들이 반대하셨지만 22만 충남대 총동창회를 비롯해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 실제 다수의 교수 집단들이 지지 성명을 냈다"며 자진사퇴 요구에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07.16. suncho21@newsis.com

"자녀유학, 인지하지 못했으나 저의 큰 실수"

이진숙 후보자는 자녀들의 조기유학 문제와 관련해 "국민들 여러분들께 정말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며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의 차녀는 중학교 3학년 시절인 2007년 무렵부터 미국에서 조기유학을 해 의무교육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이전 '국외유학규정'상 '부모 등 부양의무자가 모두 출국해 부양 대상인 초등·중학생이 동거할 목적으로 불가피하게 동반 출국하는 경우'에만 유학을 인정해주고 있다.

이 후보자는 "저희 부부는 2001년부터 2002년까지 1년간 방문연구원으로 미국에 체류한 적이 있었다"며 "그런 기회가 계기가 돼서 아이들 고등학교 때 큰아이가 미국에서 공부하기를 강력하게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미국 학제상 9학년부터 고등학교다 보니 큰아이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가서 1년 반을 더 학교를 다니게 됐다"라며 "둘째 아이도 언니를 따라서 1년 뒤에 유학을 가면 1년 반씩이나 뒤로 물러나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을 해 (조기유학을 했고) 그때는 그게 불법인지 알지 못 했다"고 했다.

이진숙 후보자는 "인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저의 큰 실수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두 딸을 고액의 미국 사립 기숙학교에 보낸데 대해서는 "아이들이 유학을 희망했는데, 둘 다 딸이다 보니 방법이 없어 기숙학교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가 끝나가는 시점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두 딸 유학에 8년간 69만 달러를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환율 1100원으로 계산하면 7억 5000만원, 2025년 환율 1300원으로 계산하면 8억 8000만원이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하면 12억 5500만원"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정말 어렵게 국가의 도움만 받으며 공교육의 혜택을 받고 감사히 이 자리에 있다. 이런 마음을 갖고 대한민국 공교육을 많은 학생들이 누리면서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 자료를 보고 있다. 2025.07.16. kkssmm99@newsis.com

유·초·중등교육 분야 정책 답변에는 '진땀'

이 후보자는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의대생들이 다행히 복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 환영하고 조속히 의료인력 양성 체계가 회복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교육 여건이나 학사 상황 이런 것을 고려해서 절대로 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진숙 후보자는 유·초·중등교육 전문성 결여 비판과 관련해 교직이수를 했다며 맞대응했으나, 교육 현안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을 연이어 보였다.

이 후보자는 AI 교과서의 법적지위와 관련해 '교과서, 교육자료 중 어떤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질의에는 몇초간 대답을 못하지 못했다.

지난 10일 교육위 전체회의에서는 여당 주도로 AI 교과서의 지위를 교과자료로 격하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재차 통과된 바 있다. '이같은 사실을 몰랐느냐'는 의원의 지적에 이 후보자는 "아니다, 알고 있다"며 뒤늦게 답변했다.

이 후보자는 고교학점제 해결책 필요성에 대해서는 "조속히 해결해야 될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모호하게 언급했다. 이어 "(고교학점제로 인해) 현재 교사에 대한 부담이 너무 많다"며 "이런 것들이 지금 현장에서 또 최소 성취보장제 때문에 교사들이 보충수업까지 해야 돼서 업무 가중을 받아서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유치원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교육의 범위 안에서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사교육이 워낙 심화돼있으니 공교육으로 대체해야 하는데, 공교육 안에는 영어 교육도 있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가 강조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한 재정에 대해선 "(유초중등에 사용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가져오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나 민관 매칭펀드 등 많이 고민을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밖에 자율형사립고 등 특수목적고등학교의 일반고 전환 여부, 초·중·고등학교 법정수업일수, 학교 교육행정정보 시스템인 나이스(NEIS)에 대해 답하지 못하거나, 교육부가 주관하는 유보통합을 교육청이 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잘못된 답변을 하기도 했다.

그러자 여당에서도 이 후보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은 "교육부 장관으로서 교육정책에 대해 얼마큼의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가 또 미래 비전은 얼마큼 품고 있는가를 물으면서 자격이 되는지를 여쭤봐야 되는데 후보자님도 논문과 자녀 문제에만 폭 빠져 계셔서 그런지 다른 질문들에 대해서는 이렇다 하게 답을 못 내놓고 계신다"며 "굉장히 실망스럽다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자녀 조기유학 의혹과 논문 연구윤리 논란이 해소되지 않았고 유초중등 교육 및 교육복지 현안에 대한 구체적 정책 철학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심대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yony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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