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조연 기자]
<앵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종목 수가 1000개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순자산 총액도 220조원에 육박하는데요.

특히 역사적 최고점에 가까워진 코스피의 상승세가 국내 주식형 ETF로의 자금 유입을 이끌었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조 기자, 국내 ETF 시장이 순자산 200조원 시대에 진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성장세가 가파른 모습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200조원 문턱을 넘을 때까지는 꽤 더디게 시간이 걸렸는데, 200조원을 돌파하고서는 자금 유입이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올 연초에는 자금 유입 속도가 지난해보다 둔해지는 모습을 보였다가, 4월을 기점으로 다시 늘기 시작했는데요.

190조원에서 200조원까지는 4달이 걸렸는데, 200조원을 넘고서는 1달도 되지 않아 210조원을 웃돌고, 더 짧은 시간 안에 220조원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상장된 ETF의 갯수도 현재 997개로 1000개 돌파가 임박했죠.

특히 국내 주식형 ETF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는데요. 현재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 51조3천억원으로 최근 한달간 7조5천억원이 유입됐습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ETF는 약 2조원 가량의 자금이 들어왔으니, 국내 투자로 세 배 이상 돈이 집중된 셈입니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ETF 상위권에는 그동안 외면받았던 국내 주식형 상품이 차지했습니다. 미국 투자하는 해외주식형은 10위권내에 1개도 없었고, 20위권까지 넓혀봐도 2개에 불과했는데요.

개별 상품을 살펴보면, 1위는 국내 대형주 중 10개를 엄선해 담은 TIGER TOP10으로 한 달 동안 약 6천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이어 PLUS 고배당주와 PLUS K방산,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로도 각각 2천억원이 넘게 유입됐습니다.

이 외에도 KODEX 고배당주와 KODEX 증권, SOL 조선TOP3플러스와 HANARO 원자력 iSelect 등의 상품도 지속적으로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입니다.

<앵커> 보면 고배당주의 선전이 눈에 띕니다. 정책 수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덕분에 국내 주식형 ETF 중에서도 순자산 규모가 1조원이 넘는 '공룡 ETF'들이 등장했다고요?

<기자> 네,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투자로 선회하면서 국내 주식형 ETF 중에서도 몸집을 키운 대형 ETF들이 연달아 나오고 있는데요.

앞서 언급한 PLUS 고배당주 ETF로 최근 1달간 자금이 2735억 들어왔는데, 이 중 개인들의 자금이 1600억원을 넘었습니다.

PLUS 고배당주의 순자산은 1조4천억원대로 커지면서, 운용규모 기준으로 시총 20위권에 자리했고요.

수익률도 최근 1개월 11.9%, 연초 이후로는 47%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KODEX 고배당주,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 그리고 증권이나 은행, 지주회사 같은 금융 관련주 ETF들이 대체적으로 자금 유입이나 수익률 측면에서 골고루 양호한 성적을 나타냈습니다.

금융·증권·보험 관련 상품이 일제히 상승한 이유는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주 환원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기 때문인데요.

또 여기에 연초 정부가 해외주식형 ETF의 배당에 세금 혜택을 없애면서 절세 이점을 노리던 배당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배당 ETF로 옮겨온 것도 한몫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기업의 배당성향 제고와 함께 자사주 소각 제도화가 병행되면 주주 환원 정책 전반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배당 지급 여력이 높은 종목들을 주목하고,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세제 혜택이라는 삼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고배당주 상품 말고도 공룡 ETF가 또 있지 않습니까? 주식시장 이끈 '조.방.원' - 조선.방산.원자력- 이 ETF에서도 빛을 발했죠?

<기자> 네, PLUS 고배당주에 앞서 SOL 조선TOP3플러스와 PLUS K방산이 순자산 1조원을 먼저 넘겼는데요. 국내 주식형 ETF에서 순자산 1조원을 넘는 상품이 나온 것은 2차전지 테마 열풍이 일던 2021년 이후 약 4년여만이었습니다.

연초 이후 수익률로 보면 압도적으로 방산과 조선, 원자력 관련 상품들이 자리하는데요. PLUS K방산의 수익률(YTD)이 162.9%, SOL 조선TOP3플러스는 107.5%입니다. HANARO 원자력iSelect도 108.5%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수익률 상위 10위권에도 해외주식형 ETF는 자리하지 못했습니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신규 상장되는 ETF입니다.

전날(15일) 신한자산운용은 SOL 조선TOP3플러스레버리지 ETF를 신규 상장했는데요. 테마형 레버리지 ETF로는 반도체와 2차전지에 이은 3번째 사례입니다.

해당 상품의 기초지수는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3대 조선사를 80% 비중으로 담고 있는데요. 소수 종목에 투자가 집중된 만큼 리스크도 존재하지만, 조선주 상승세를 보다 공격적으로 추종하려는 투자자들을 위해 나온 상품이란 설명입니다.

또 삼성자산운용에서는 KODEX K방산TOP10을 내놓았고, 삼성액티브자산운용에서는 KoAct K수출핵심기업TOP30액티브를 출시했는데요. 여기에 추가적으로 운용업계에서는 방산 관련해 더 세분화된 상품과 상법 개정 수혜주, 또는 주주환원 관련 신규 ETF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조연 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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