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언팩 한 주 전 공개된 아너 매직 V5…'가장 얇은 폴더블폰' 소개
아너, 매직 V5가 폴드7보다 0.1㎜ 얇다고 주장…자체 두께 기준 임의 적용

[뉴욕=AP/뉴시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전자 프리뷰 행사에서 '갤럭시 Z 폴드7'가 전시돼 있다. 2025.07.10.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7'보다 한 발 앞서 등장한 중국업체 아너의 폴더블폰 '매직 V5'가 눈속임과 꼼수 등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이라는 거짓 홍보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너가 홍보 이미지 등에서 폴드7만 두꺼워 보이는 사진을 담아 눈속임을 했고, 아예 아너가 주장한 매직 V5의 8.8㎜라는 두께도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기준이 아닌 아너가 임의적으로 측정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일부 IT 팁스터(정보유출자) 등은 폴드7과 매직 V5의 두께를 실측정하는 사진·영상 등을 공개하며 매직 V5가 폴드7보다 명확하게 두껍다고 밝히기도 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너는 지난 2일 초슬림 폴더블폰 신작 매직 V5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공개 행사 '갤럭시 언팩'이 개최되기 한 주 앞서 자사 신제품을 공개한 것. 아너는 매직 V5가 접었을 때 두께 약 8.8㎜, 펼쳤을 때 약 4.1㎜ 수준이며 무게는 217g이라고 소개했다.

아너의 소개대로라면 매직 V5는 삼성의 폴드7보다 2g 무겁긴 하지만 두께는 폴드7의 8.9㎜-4.2㎜보다 얇다. 이에 아너는 매직 V5를 선보이며 역대 가장 얇고 가벼운 폴더블폰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폴드7이 공식 공개되고 사전 구매가 시작된 이후 이같은 아너의 소개가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두 제품을 실수령하고 직접 비교한 결과 매직 V5가 더 두껍다는 것이다.

아너가 자사 폴더블폰 제품인 '매직 V5'와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7'을 비교한 홍보 이미지. 폴드7은 힌지 쪽, 매직 V5는 힌지 반대쪽을 노출해 비교하고 있다. (사진=아너 틱톡)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매직 V5 공개 직후부터 일각에서는 아너가 실제로 8.8㎜ 수준인 '화이트' 모델만 강조하고 소재와 도장 차이 등으로 두께가 9.0㎜ 수준인 다른 색상 모델은 언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폴드7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 타이틀을 얻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너가 매직 V5와 폴드7의 두께를 비교한 SNS 홍보물 등에서도 폴드7은 육안상 더 두꺼워보이는 힌지 면을 드러내고, 매직 V5는 더 얇아보이는 힌지 반대 면을 보여준 것도 일종의 눈속임을 통해 자사 제품의 우위를 강조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더해 매직 V5 화이트 컬러의 8.8㎜ 두께조차도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아너가 업계 전반에서 적용되는 두께 측정 기준이 아닌 자체 기준을 적용해 매직 V5가 8.8㎜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스마트폰의 두께를 측정할 때 '카툭튀'로 불리는 카메라 범프 부분은 포함하지 않는다. 이는 갤럭시, 아이폰이나 중국산 스마트폰에도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샘모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아너는 공식글로벌 홈페이지의 매직 V5 소개란에 "8.8㎜ 두께에는 카메라 부분과 내·외부 화면 보호 필름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소개하고 있다. 스마트폰 두께 측정 시 화면 보호 필름까지 제외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아너가 단 0.1㎜라도 더 줄여 폴더블폰 두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IT 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게시한 갤럭시 Z 폴드7과 아너 매직 V5의 두께 비교 영상. 더 얇은 폴드7 쪽으로 공이 굴러가고 있다. (사진=아이스유니버스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IT 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폴드7과 매직 V5의 두께를 비교한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영상 속에는 두 제품을 나란히 놓고 공을 굴려본 결과 공이 폴드7 쪽으로 굴러가는 모습이 담겼다. 더 얇은 폴드7 쪽으로 내리막이 생겼다는 증거를 보인 셈이다. 아이스유니버스는 테스트 정확도를 위해 두 기기의 위치를 바꿔서도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마찬가지로 공은 폴드7 쪽으로 굴러내려갔다.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도 폴드7과 매직 V5의 두께를 비교한 사진 등이 게시되고 있다.

한 레딧 이용자는 측정기를 활용해 두 기기의 두께를 실측정한 사진을 공개했다. 측정 결과 폴드7은 접었을 때 8.79㎜, 폈을 때 4.28㎜로 공식 제원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매직 V5는 접었을 때 9.41㎜, 폈을 때 4.5㎜로 아너가 공개한 제원보다 더 두꺼웠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아너가 매직 V5를 공개한 시점이 삼성전자가 언팩을 하기 직전이라는 점만 봐도 가장 얇은 폴더블폰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가기 위한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아너가 그나마 두께 부분에서는 폴드7보다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그런 홍보 전략을 쓴 듯하다. 그런데 실제 제품들이 출시돼서 소비자들이 비교해보니 일종의 과장 홍보, 무리수가 된 셈"이라고 진단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게시된 갤럭시 Z 폴드7과 아너 매직 V5의 두께 실측정 결과. 측정 결과 폴드7은 접었을 때 8.79㎜, 폈을 때 4.28㎜로 공식 제원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매직 V5는 접었을 때 9.41㎜, 폈을 때 4.5㎜로 아너가 공개한 제원보다 더 두껍다. (사진=레딧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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