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자료 제출·증인 채택 문제 두고 설전
여 "건축학계 일반적인 논문 표절"
야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교육부 장관 안돼"
조정훈 "자격 없는 후보" 발언에…고민정 "묵과할 수 없어"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07.16.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여야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제자 논문 가로채기와 자녀 조기 유학 의혹 등을 두고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의혹들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이 후보자를 감쌌고, 국민의힘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 청문회에서 "(논문 표절 의혹을 살펴보니) 역사 전공자인 제가 논문을 쓰는 방식과 이공계 글쓰기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친한 건축학과 교수들에게 자세히 물어봤다. 우리 글쓰기 방식과 너무 다른데 어떻게 된 것이냐. 그랬더니 후보자가 말하는 내용과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답변을 줬다"며 "그래서 제가 오해를 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수가 주로 연구한 내용 중 일부 내용을 석사 논문으로 쓰고 또 박사 논문으로 쓰고 이것이 건축학계의 일반적인 것인데 그것은 표절이거나 자기부정이 아니더라"라고 부연했다.
또한 김 의원은 "이공계 건축학과에 여학생이 한 명도 들어가지 않았던 시기에 어렵게 공부했고 유학을 다녀와서 교수가 되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대한민국 최고의 악마가 돼 있다. 느낌이 어땠나"라고 물으면서 자신의 사례를 들어 이 후보자를 위로하기도 했다.
김문수 민주당 의원은 자녀 조기유학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여성으로서 국립대 총장까지 하고 두 자녀를 키우면서 여기까지 온 것은 상당히 대단하다고 본다"며 "앞만 보며 달려가다 보면 주변을 잘 못 챙길 수도 있고,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강요할 수 없지만 일어서서 국민들께 제대로 허리 숙여서 확실하게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그 부분에 관해서 사과를 할 의향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유학 문제 인식하지 못했지만 아이를 6개월 먼저 보냈던 사정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숙여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이미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교육부 장관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가 큰일을 했다. 여야뿐 아니라 진보단체, 보수단체, 사회단체, 모교, 동문회 그리고 국민검증단까지 국민 대통합을 이루면서 결론이 나왔다"며 "교육부 장관으로 이 후보자는 안 되겠다. 이게 결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대통령이 스스로 임명을 철회하기 전에 본인이 사퇴할 의사가 있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5만원권과 5000원권 지폐를 들어 보이며 "부모들은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선생님을 보면서 '그래 나도 어렵고 힘들고 배고픔이 있지만 이것을 견디면서 내 자식만큼은 훌륭하게 키워보겠다' 이런 여망을 가지고 오늘날에 와서 산업화, 민주화를 열정적으로 뒷받침한 것이 교육"이라고 했다.
그는 "이 후보자가 자녀 유학을 보낼 수 있다. 그때 당시에 몰랐다고 사과도 하셨다"며 "그런데 한번도 공교육 경험을 하지 못했고, 수능 경험을 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부모들이 모의평가 점수를 가지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수험표를 가지고 교회에 가서, 절에 가서 자식 점수를 올려달라고 애원하고 기도하는 이런 경험을 해 보셨나. 이런 경험을 해본 분이 공교육의 책임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가 논문과 관련해 여러 해명을 했는데, 말씀 중에 학자의 양심에 따라 진실하게 임해왔다고 말했다"며 "그런 표현대로라면 범학계 검증단은 이공계의 현실도 모르고, 충남대의 연구 윤리 상황도 모르고 무지한 검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범학계 검증단은 여기에 대한 반론을 꼭 제기해 주기를 부탁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했던 주요한 검증들조차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신사임당 그림이 새겨진 오만원권 지폐를 들어 교육의 의미 등을 발언하며 질의하고 있다. 2025.07.16. kkssmm99@newsis.com
여야는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서도 충돌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검증 당시에도 증인 채택 불발과 관련해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는 주장을 폈고, 국민의힘은 여당이 자격 없는 후보를 방어하고 있다며 맞섰다.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증인·참고인이 없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간사 합의 과정에서 성명불상의 충남대 연구윤리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다"며 "그렇다면 그분이 왜 안 나오게 됐냐는 국민적 의문이 있지 않겠나. 기억을 더듬어보면 김 여사 논문을 (검증할 당시) 숙명여대·국민대 연구윤리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그분이 성명불상이어서 (국회) 행정실에서 그분에게 (증인 출석 요구서를) 송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윤리위원장이 성명불상인 이유는 윤리위원회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학계에서 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 간사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저희가 충남대로부터 정확한 인적 자료를 받았다"며 "이걸 행정실에 전달했는데 행정실 왈 '여야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저는 동의할 수 없다. 증인 채택을 했으면 그걸 발송하면 되는 것이지 행정실이 정치적 판단을 하는 기구도 아니고 왜 여야 합의를 하라고 회신하나"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는 민주당이 발송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기 때문 아닌가"라며 "자료 요구에 대해서 '정권이 바뀌면 기준이 바뀐다'는 모 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이렇게 민주당 전체에 빠르게 전염될 줄 몰랐다. 이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희가 여당일 때 몇몇 의혹에 대해 방어했던 것이 맞다. 그때 민주당 의원들이 뭐라고 했나. 정의의 잣대에 서 있는 것처럼 말하지 않았나"라며 "자격도 안 되는 후보 방어하느라 안쓰럽다"고 했다.
이에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자료 제출, 증인·참고인 부분을 저희가 다 막았다니, 있지도 않은 말씀하지 마시라"며 "시작도 하기 전에 자격도 안 되는 후보라고 규정하고 있는 발언에 대해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여기 오기 전에 많은 자료를 다 본 사람으로서, 보좌진들과 오랫동안 이분에 대해 생각한 결과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7.16. kkssmm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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