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연간 2천억원 적립해 2천500가구 추가 공급"
시정 화두로 '삶의 질 르네상스' 제시…"남은 1년 더 치열하게 도전"
"집값 안정화 정부 목표엔 100% 동의"…민생쿠폰엔 "하책 중 하책"
취임 3주년 기자회견 연 오세훈 시장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민선 8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7.16 [공동취재]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정수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도입해 주택 공급의 속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연 2천억원씩 10년간 2조원을 마련해 민간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에서 연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용적률, 건폐율 등 도시계획적 인센티브 외에 서울 주택진흥기금을 통해 토지매입 지원, 건설자금 융자 및 이자지원 등 실질적인 비용에 대해 직접적인 재정 인센티브까지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공공에서 토지 마련부터 건설 비용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집을 더 짓게 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것이 기금의 작동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큰 틀에서 연간 2천억원 정도씩 적립해 10년 정도에 걸쳐 2조원 정도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공급하기로 계획했던 물량에 더해 연간 2천500가구 정도를 추가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주택 문제는 서울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매듭"이라며 "그동안 신속통합기획, 모아주택 등을 통해 주택공급의 속도와 다양성을 확보해 왔고, 그 결과 지난 3년간 서울은 22만호의 주택 공급 파이프라인을 복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기에 더해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도입하기 위해 부서에서 검토한 결과 실현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판단이 나왔다"며 "더 현실적이고 더 강력한 수단으로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고 시장 정상화라는 목표에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고강도 대출규제 등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엔 "부작용을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주택가격 상승을 매우 경계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격 하향 안정화란 정부 목표에 100%, 120% 동의한다"고 평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민선 8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민선 8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7.16 dwise@yna.co.kr
다만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을 겨냥해서는 "일시적으로 푸는 것은 하책 중 하책"이라며 "한 번 정도는 서울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빚을 내가면서 협조를 하겠지만 반복되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돈이 시중에 풀리면 부동산가격이 오르는 것이 전 세계적 공통 현상인데 그 점을 무시하고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써서는 안 된다"면서 "더군다나 빚을 내 푸는 것이고 서울시도 지방채를 발행해야 한다. 지금이 과연 그럴 정도인가에 대한 논증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와 여당이 공공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 중점을 두는 데 대해선 "일종의 의지 표명이 아닐까 한다"면서도 실효성엔 의문을 표했다.
오 시장은 "한때는 공공재개발도 굉장히 실효성 있는 방안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몇 년간 운영해보니 공공재개발 구역조차 민간재개발로 방향을 전환하는 걸 봤다"며 "그 이후 진도도 신속통합기획이 훨씬 효율적이고 빠르다. 그 점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엔 "토지거래허가제는 비상 정책인데, 지금은 다행히 정부의 금융정책 덕분에 어느 정도 급등세가 잡힌다고 판단해 고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취임 3주년 기자회견 연 오세훈 시장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민선 8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7.16 [공동취재] dwise@yna.co.kr
이날 오 시장은 취임 4년 차 시정 화두로 '삶의 질 르네상스'를 제시했다. 취임 3년 차 시정 화두였던 '일상혁명'을 확장한 개념이다.
그는 "체감할 수 있는 삶의 변화가 서울의 진정한 경쟁력"이라며 "손목닥터9988, 펀시티(Fun City), 서울야외도서관과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와 한강버스 등의 변화 모두가 삶의 질 르네상스를 향한 퍼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울런, 디딤돌소득 등으로 대표되는 핵심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도 이어가겠다면서 "서울시와 저는 한 사람의 가능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또 올해를 '서울시 인공지능(AI) 행정혁명의 시작점'으로 삼겠다면서 "하반기 민간 LLM(대형언어모델) 기술을 기반으로 서울시 행정 전용 LLM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 행정 전용 챗GPT가 생기는 셈"이라며 "직원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시민 여러분께 더 빠르고 품격 있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3연임에 도전할 뜻도 시사했다.
오 시장은 "임기 1년이 남은 지금 '마무리'라는 말을 가장 경계한다"면서 "이제부터가 더 치열한 실행과 도전의 시간이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시작한 변화들을 더 크고 구체적인 결실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bryoon@yna.co.kr,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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