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에 모스크바 공격 문의 보도 부인
"장거리 미사일 고려 안 해…난 인류의 편"
공격 무기 지원은 논의 중…푸틴 압박도 계속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해 취재진에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모스크바 공격을 부추기지 않았다며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2025.07.16.

[서울·워싱턴=뉴시스]이혜원 기자,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 그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면 모스크바를 타격할 수 있느냐 확인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모스크바를 타격해선 안 된다며 사실상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백악관을 나서던 중 젤렌스키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목표로 삼아야 하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아니다. 모스크바를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공급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 우린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 그었다.

자신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다며 "내가 누구 편인지 아냐? 인류의 편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으로 하여금 모스크바 공격을 검토하도록 부추겼다는 보도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뉴시스DB) 2025.07.16.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지난 4일 통화에서 모스크바와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타격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장거리 무기를 지원한다면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6번째 통화를 한 지 하루 뒤 이뤄진 대화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 후 큰 실망감을 드러냈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뉴스위크에 보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히 질문을 던졌을 뿐, 추가 살상을 부추기지 않았다"며 "발언을 맥락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사용했다"고 부인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2025.07.16.

미국이 공격용 무기 지원 자체를 배제하는 건 아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몇 주간 유럽 동맹과 대화에서 특정 공격용 무기 공급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여기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에 요청했지만, 아직 받지 못한 무기들도 포함된다고 한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전날 나토 계획에 장거리 공격용 미사일이 포함됐는지 묻자 "방어적이자 공격적인 것이기 때문에 모든 종류의 무기가 포함될 수 있다"고 답했다.

맷 휘태커 백악관 나토 특사도 패트리엇 미사일과 같은 방어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뉴시스DB) 2025.07.16.

트럼프 대통령은 모스크바 공격을 바라지 않는다고 해명하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조속히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제시한 50일 최후통첩을 "50일이 지날 때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매우 나빠질 것"이라면서 "관세가 부과될 것이고 다른 제재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50일이라는 시간을 부여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묻자 "50일이 매우 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임) 바이든에게 왜 이 전쟁에 끼어들었냐고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며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놀아나면서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해 불편함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반등한 것으로 나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대한 질문에 "인플레이션이 거의 없었다. 우리는 돈을 벌어들이고 있을 뿐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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