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농진청과 6개월간 온실 3중 열병합발전 시스템 실증
10kW급 두산 수소연료전지 쓰여…개당 '1억원' 고비용은 숙제
전북 전주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 소재한 661㎡ 면적 스마트 온실./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전주=뉴스1) 윤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태양열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 복합열원 시스템을 스마트 온실에서 실증했다. 기존 온실용 시스템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을 절반 이상, 운영비를 3분의 1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이달 15일 방문한 전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내 661㎡ 규모 온실에선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온실 3중 열병합발전 시스템'을 만나볼 수 있었다.
시스템은 농진청 '수소연료전지 3중 열병합 시스템 농업모델 개발'(34억 2000만 원), 스마트팜사업단 '다중열원 온실에너지기술 상용화'(12억 1000만 원) 등 다부처 사업 결과물이다.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원을 믹스해 친환경·고효율의 냉난방 시스템을 구현·실증하는 게 골자다.
이상민 기계연 미래농생명공학연구단장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로드맵에 따르면 농업 분야는 2018년부터 2030년까지 탄소를 27.1% 감축해야 한다"며 "화석에너지 기반 농업을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게 현안으로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3중 열병합발전 시스템은 연료전지·태양열·히트펌프·흡착식 냉동기 등을 연계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때 발생하는 열을 온실 냉난방에 활용한다. 핵심인 연료전지 시스템에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 개발한 10kW급 수소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PEMFC) 3대가 쓰였다.
또 기계연이 개발한 특수 히트펌프 및 통합 제어 기술을 통해 시스템 간 열 교환을 최적화했다.
예를 들어 겨울철엔 수소연료전지·태양열 집열기를 통해 온수를 만들어 온실을 덥힌다. 여름철에는 흡착식 냉동기에 온수를 투입, 이를 열원 삼아 온실 냉방에 필요한 냉수를 공급한다.
이 단장은 "태양열·지열 등 단일 신재생 에너지원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시스템은 열원 간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며 "냉난방 수요 변동성이 큰 국내 환경에 적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기계연구원이 개발한 '온실 3중 열병합발전 시스템./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연구진은 올해 1월부터 시스템의 효율성을 실증했다. 그 결과 기존 온실용 히트펌프 시스템 대비 운영비를 36.5%,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8.1% 저감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해당 기간 스마트 온실에서 토마토도 성공적으로 재배했다.
다만 아직은 높은 구축 비용과 수소 공급이 상용화의 발목을 잡는다. 기계연에 따르면 두산의 연료전지는 개당 약 1억 원 생산 비용이 든다. 또 사업 취지를 생각하면 탄소 배출이 적은 그린수소를 써야 하지만, 아직 저비용 대량 생산이 어렵다.
이 단장은 "당장의 상용화보단, 신재생에너지 기반 자립적인 에너지 시스템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갖고 사업을 추진했다"며 "농가에서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할 때 비용을 지원해 주는 등의 정책 보조도 있어야 향후 확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legomaster@news1.kr
<용어설명>
■ 그린수소
그린수소는 수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해 순수한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해 생산한 수소다.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으나 생산비용이 높은 편이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