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현역의원 국세청장 후보자 국회 청문회
野 "민주당 의원 출신 국세청장, 중립성 의문" 
與 "국세청 동원한건 尹정부…반대세력 탄압"
퇴직 후 근무했던 세무법인 매출도 도마 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07.15. suncho21@newsis.com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새 정부 초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날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현역 국회의원 출신 정치인이 국세청장직에 오르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국세청이 정치적 중립성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가 공직을 그만둔 뒤 몸담았던 세무법인이 약 2년간 100억원대 매출을 올린 건 전관예우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반면 민주당은 임광현 후보자가 몸담았던 세무법인의 직원 수(20여명) 등을 고려할 때 동종업체들에 비해 과도한 매출을 올린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국세청을 정치적 목적으로 동원한 건 오히려 윤석열 정부였다며 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임 후보자는 세무법인 재직 당시 전관특혜는 전혀 없었으며, 국세청장으로 취임할 경우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임 후보자가 국세청 차장 퇴임 후 2022년 9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재직했던 세무법인 '선택'의 매출이 급증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박성훈 의원은 "세무법인 선택은 1년 9개월 동안 약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자본금은 27배나 늘었다. 이 법인은 개업 9개월 만에 4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기간 동안 영업이익은 25억원에 달했다. 자본금은 설립 당시 2억원이었는데 지난해 6월 55억3900만원까지 급증했다. 업계에서도 이 법인의 급성장을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최은석 의원은 "세무법인 선택의 재무상태표를 보면 매출채권은 1억3200만원에서 9800만원으로 줄었다. 통상 세무법인은 조세불복이나 세무조사 대응 등 장기적인 용역이 많다. 매출의 20~30% 수준이 매출채권으로 남아있는게 일반적인데, 선택은 어떻게 설립하자마자 선급금을 수령하거나 고정수입 기반의 계약 구조를 갖출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된다. 전관예우가 작용한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 같다."고 했다.

최은석 의원은 "또 하나는 현금성 자산이 급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은 지급이 안됐다. 막대한 이익을 통장에 쌓아두고 있다. 이 때문에 실질 소유자가 따로 있어 인출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후보자가 혹시라도 명의신탁 등 방식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 아닌가. 공직을 그만둘 때 세무법인 선택으로 복귀하지 않겠다고 확인할 수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임 후보자는 "제가 (세무법인을) 설립했다고 생각들을 하시는데 정확하지 않은 면들이 있다. 참여 제안을 받아 참여한 것이다. 저 말고 다른 구성원 분들은 이미 대형 회계법인 출신 회계사나 국세청 조사국 출신 세무사들로, (매출 100억원은) 기존에 개인으로서 영업을 했던 분들이 모여서 기존 매출이 합계되다 보니 나온 숫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세청 퇴직 후 2024년 총선에 출마할 때까지) 1년 6개월 정도 법인에 적을 두고 있었는데, 그 기간 동안 퇴직 공직자로서 윤리 규정에 어긋남이 없도록 조심을 하면서 지냈다. 제가 세무법인에서 받은 건 월 1200만원 정도의 보수가 전부였다. 전관특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세무법인 복귀 여부에 대해서는 "돌아갈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민주당은 세무법인 선택의 규모를 고려할 때 다른 세무법인들에 비해 과도한 매출을 올린게 아니라는 점을 반론으로 제시했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임 후보자가 재직하던 기간 동안 세무법인 선택의 직원 1인당 평균 매출액을 보면 2억3000만원(2022~2023년), 3억2000만원(2023~2024년)이다. 그런데 동기간 개인 세무사 1인당 매출은 3억5000만원, 법인 세무사는 7억5000만원이다. 통상 개인 세무사가 벌어들이는 매출보다도 못하다. 숫자로 보면 전관예우가 작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같은당 정일영 의원은 "(선택에서) 월 1200만원 정도 받았는데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기에는 적지 않은 액수지만 세무법인 대표로는 많은 액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덕수 전 총리 인사청문회때 보면 4~5년 동안 월 4000만원씩 거의 20억원을 받았다. 그래서 도덕성과 관련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07.15. suncho21@newsis.com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공방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야당은 현직 의원이 국세청장으로 임명되는건 전례가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최초로 국회의원이 국세청장이 되는 사례를 만들었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민주당 국회의원이던 사람이 국세청장이 되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상범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변호했고 최근에는 헌법재판관 후보로 거론됐던 이승엽 변호사가 (임 후보자의) 인척관계(처남)라는 게 확인 됐다"며 "후보자에게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승엽 변호사가 헌법재판관 후보에 들어가지 않았고, 바로 후보자가 국세청장으로 지명이 됐는데 보은 인사라는 인식을 국민이 할 수 밖에 없다"며 "만약 국세청장으로서 조금이라도 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가 나타난다면 이 부분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임 후보자는 "조세 전문가로서 여러 경로를 통해 추천이 됐다고 들었다. 제 전문성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때 너무 정치적인 세무조사가 많았다고 하면서 민주당 의원 출신인 국세청장을 임명하겠다는 것은 이 자체로 모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천 의원은 "정권이 바뀌어서 개혁신당이나 국민의힘 출신 의원을 국세청 출신 의원을 얼마든지 국세청장에 임명할 수 있는 선례가 된다"며 "정권이 바뀌어서 권성동 의원을 검찰총장에 임명하거나 이철규 의원을 경찰청장에 임명하는 것도 못 막을 것이다. 정치적 양극화로 국가기관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판도라의 문을 여는 것이 바람직한가"라고 되물었다.

임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우려 때문에 더 조심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한편에서는 (국회의원 활동으로 인해) 국민 입장에서 국세 행정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행정으로 가서도 납세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국세 행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총선이 3년 뒤에 있다. 후보자는 세무법인으로 안 돌아가겠다는 얘기는 분명하게 하면서 정치를 또 할지에 대해서는 계속 모호하게 얘기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시 정치를 할 생각이 있다면 정치적인 외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나. 오히려 영합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잘 되길 바라지만 세무조사에 대한 인식은 걱정이 된다. 이분이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0년 4월 배달의민족의 배달료 꼼수인상 비판이 제기되니까 공공연하게 세무조사 하겠다고 압박했다. 같은해 5월에는 지역화폐 차별 관련해서 세무조사를 하겠다는 공갈을 한적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적인 목적의 세무조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런 지시가 있으면 막아내겠나"라고 질문했다.

임 후보자는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늘이 공직의 마지막날이라는 각오로 국세 행정 발전을 위해 헌신하도록 하겠다.

정치적인 세무조사 지시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지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07.15. suncho21@newsis.com

여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 국세청이 오히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했다고 맞섰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정치인 출신이 국세청장이 되다보니 정치적 세무조사, 표적 세무조사 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했나. 당시 언론에 대한 압박을 넣으면서 MBC, KBS, SBS, 입시학원들, 일타강사, 쌍방울, 네이버 등 전방위적인 기획조사를 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이 제기하는 정치적인 세무 행정과 중립성 등에 대한 우려가 나름대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후보자 의지도 중요한데 시스템을 그렇게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진성준 의원은 "국세청법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있다. 후보자는 (민주당에) 영입됐을 때도 국세청법을 제정해 세무행정의 독립성과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을 실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 그 소신에 변함이 없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임 후보자는 "국세청법이 국세행정 독립성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정부조직법을 다루고 있는 다른 부처의 다른 의견도 있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추진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임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세정 현장에 오랫동안 몸담으며 정치적 중립성이 국세행정의 기본 바탕이 돼야 한다는 신념을 가져왔다"며 "최근 국회의원으로서의 정치 경험 또한 국민만을 위한 국세 행정을 펼치는 데 중요한 자산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정 전반에서 정치적 중립성이 철저히 준수될 수 있도록 세심하고 빈틈없이 관리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임이자 기재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2025.07.15. suncho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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