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에 ‘거짓말’ 강선우
‘논문 가로채기 의혹’ 이진숙
여성단체, 전교조 등 비판 나서
대통령실, 아직 뚜렷한 입장 없어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보좌진 갑질’ 논란에 휘말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이 제기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한 사퇴 요구가 정치권 안팎에서 분출하고 있다. 강선우 후보자의 경우 인사청문회에서 ‘거짓 해명’ 논란까지 더해지며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급증했다. 여권은 두 후보자에 대한 사퇴 요구가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 내부, 이재명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시민사회에서도 높아지는 것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5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보좌진에게 치우라고 했다는) 음식물 쓰레기가 쓰레기가 아니라 남겨놓은 것(음식)이라고 얘기하는 등 말이 바뀌었다”며 “이쯤 되면 본인이 알아서 거취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강 후보자는 겉으로는 ‘부덕의 소치’라며 사과를 반복했지만, 사실은 거짓말, 말 바꾸기, 본질 회피로 일관하며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여성단체들도 강 후보자에 대해 “부적절한 인사”라는 평가를 내놨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날 논평을 내어 “강 후보자의 갑질 의혹에 대한 답변은 그 자체로 강 후보자가 누렸던 ‘위력’의 양상을 보여준다”며 “공사 구분조차 못 하는 강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갑질 의혹의 핵심이 ‘위력’인데, 젠더폭력이 주로 불평등한 권력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젠더폭력 피해자 지원을 주무로 하는 여가부 장관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진숙 후보자에 대해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공교육을 책임지기엔 자격이 부족하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 보좌진들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15년 경력의 한 4급 보좌관은 “의원들과 보좌진의 온도차가 상당하다. 갑질 논란에 대해 의원들 중에는 ‘저런 게 큰 문제야?’라는 이도 있지만, 보좌진들은 ‘이런 것까지 우리가 방어해줘야 하느냐’는 이들이 상당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보좌진협의회는 이날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면담하며 강 후보자 갑질 논란 과정에서 느낀 보좌진들의 상실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클리앙’ 등 친민주당 커뮤니티나 ‘매불쇼’ 같은 친여 유튜브 채널 댓글난에도 두 후보자의 거취와 관련한 글이 빗발쳤다.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이 되니 후보자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다수다.
대통령실은 두 후보자 사퇴 요구에 대해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브리핑에서 전날 청문회를 마친 강 후보자에 대해 “(갑질 논란) 소명 여부와 설득력 여부를 주의 깊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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