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원금 본격화땐 신형폰 폭증
온라인 플랫폼 가격하락 눈에 띄어
“신제품 출시 몇개월간 패턴 반복”
14일 도내 한 중고폰 매장. 2025.7.14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SK텔레콤 해킹사태 이후 촉발된 통신3사의 보조금 경쟁에 신형 스마트폰 단말기 수요가 폭증할 조짐(7월8일자 12면 보도)을 보이자 중고폰 시장 시세 역시 출렁이고 있다. 오는 22일 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공시지원금 전쟁이 본격화되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15일 도내 한 중고폰 매장. 점주 김모 씨는 최근 고래싸움에 등이 터지는 새우의 심정을 겪고 있다. 거대 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에 신형폰 가격이 저렴해지자 중고폰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신형 폰 가격이 떨어지니 중고가 역시 두달 사이 반 토막이 났다. 마진을 남기기 위해선 매입가라도 줄여야 하는 데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팔러 온 손님도 낮은 가격을 듣고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또 다른 중고폰 매장은 당분간 중고거래보다 폰 수리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곳 점주는 “지금도 이런 데 오는 22일에 단통법이 폐지되면 중고가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 가늠도 안 된다”며 “일부 기종은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가격이 4분의 1까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 팔아도 돈이 안된다”고 말했다.
실제 시티즌, 다나와, 중고나라 등 여러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중고폰 가격 하락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고 거래량이 많은 삼성전자 갤럭시 Z플립4(256GB)의 경우 지난 5월 33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시세가 이달 중순 기준 18만원 안팎으로 낮아졌다. 갤럭시 S23 역시 6월 초 35만 원대에서 현재는 30만 원 초반까지 떨어졌으며 매입가는 20만원 내외에 그치고 있다.
고정 수요층이 높고 국내 수입 물량이 적어 가격 방어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알려진 아이폰 역시 중고가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달까지 130만원 선을 지키고 있던 아이폰 16 pro는 최근 일부 품목이 100만원 밑으로 내려온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매입가는 더 낮아져 90만원 대에서 거래됐다.
중고폰 업계는 올해 하반기까지는 이러한 중고폰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단통법 폐지로 인해 가열될 통신사 보조금 경쟁과 오는 25일 정식 출시를 앞둔 갤럭시 Z7 시리즈, 9월로 알려진 아이폰 17시리즈까지 제조사 별 신모델들이 줄줄이 등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는 신제품 출시 이후 1년, 아이폰은 출시 이후 4개월간 이전 모델의 중고시세가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며 “기종 변경을 원한다면 지금 당장 바꾸기보다는 올해 하반기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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