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청문회
과거 정치 이력·전문성 부족 지적
“지선 출마 스펙쌓기용” 비판도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과거 정치 이력과 전문성 부족 문제를 지적하는 야당의 ‘보은 인사’ 비판이 쏟아졌다.
3선의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국회 정무위에서 진행된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권 후보자를 향해 “후보께선 꼬마 민주당으로 국회의원이 되셨다가 신한국당으로, 우리 당 쪽으로 오셔서 3선 의원까지 하셨다. 그리고 농해수위 위원장을 역임하셨고, 우리 당 국회의장이 계실 때 국회 사무총장도 하셨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번에 또 당을 바꿔서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하고, 전문성도 없는 보훈부 장관을 시켜 준다고 하니까 언론에 나서게 되셨다”며 “대표적인 보은 인사로 언론이나 여기 저기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호랑이는 굶어도 풀을 뜯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풀이 아니고 풀뿌리까지 먹어 치우는 것 같아서 바라보기가 힘들다”며 권 후보자에게 앞서 제기된 미신고 소득, 선거보전비용 미반환 등 의혹을 언급했다. 특히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반환 의무가 생긴 경북지사 선거비(2억7000여만원)를 미납한 사실과 관련해 이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가 문제 제기를 6월 28일에 했는데, 이틀 만인 7월1일 5000만원을 급하게 반환했다”며 “소멸시효가 5년이다. 1년만 더 버티면 안 내고 그냥 넘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권 후보자는 “전적으로 제가 선관위에 직접 연락을 못 했는데 저의 불찰”이라며 “그 일이 일어났을 당시에는 2020년 총선 선거 부채로 제가 굉장히 힘들었을 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바로 9000만원을 반납하고, 나머지는 반납을 못 하다가 이번에 하도 보기 딱했는지 집사람이 통장을 하나 깨어서 5000만원을 (반납을) 했다”고 했다.
3선의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권 후보자가 지명 직후였던 지난 2일 국회 앞에서 진행된 ‘경북 산불 특별법 제정 촉구’ 집회에 참석한 점을 거론하며 “장관 취임도 전에 지방선거 출마 준비를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보훈부 장관 후보자로 보훈 현장에 가시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보훈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이 현장을 가신 것”이라며 “보훈부 장관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스펙 쌓기용’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권 후보자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묻는 말에 “없다”고 답했지만, 추 의원은 “이렇게 해서 보훈부가 정말 국가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보훈, 제대 군인 보상·보호, 보훈 상향, 이런 업무를 할 수 있는 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아니고 바로 후보자께서 오심으로서 보훈부가 ‘보은부’가 됐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보은인사 논란과 관련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4선의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도 “권 후보님은 지조와 의리의 고장 안동 출신이시고, 안동의 명문 안동 권씨의 후손이신데 걸어오신 정치적 궤적을 보니까 굉장히 민망할 정도로 ‘철새’ 정치인의 길을 걸어 왔다”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후보에게 지적되는 여러 가지 의혹들은 주로 돈과 관련된 것”이라며 다수 사업체로부터 ‘쪼개기’ 급여를 받은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실질적인 근로의 정황이 없다”며 “전직 국회의원이 갑의 우월적 지위에서 한 갑질 동냥”이라고 표현했다.
권 후보자는 “(한 업체에서) 집사람은 실제로 근무를 했다”며 “저에 대해서는 월 150만원 정도 고문 계약을 했다. (비상근으로) 기업의 영업·자문 또는 계약 맺을 때 동행했고, 커피 얘기가 거기서 나온다. 앉아서 커피와 밥을 먹고 상담도 하는데 커피 얘기만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런 오해가 있었다는 자체에서 저 스스로 ‘참 부끄럽게 보였구나’ 생각했다”며 “그 만큼 그 당시에 생활이 어려웠다”고 했다.
4선의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권 후보자를 향해 “정치 인생 대부분을 보수 쪽에서 활동해 오시다가 대선 두 달 전에 민주당으로 전향하셨다”면서 전문성 부족 및 보은 인사 문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후보자께서 10여년 국회의원 시절에 공동발의하신 법안이 642건인데, 그 가운데 보훈 관련 법안은 본인이 대표발의 한 1건을 포함해 9건 정도”라며 “보훈 관련해 3건을 대표발의 하셨는데 통과된 건 경찰공무원법 개정법 하나뿐”이라고 했다. 이어 “정말 후보자께서 보훈부 장관이 되고자 하시고, 그런 역량이 있다면 평소 10여년 국회의원 재직하면서 보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어야 된다”고 꼬집었다.
또 이 의원은 권 후보자의 임명 배경과 관련해 “그동안 쭉 보수정당 계열에서 활동해 오시다가 두 달 전에 전향해서 민주당 대선캠프에서 두 달 동안 활동한 보은 인사라고 생각하는 데 동의하시는가”라고 물었다.
권 후보자는 “실제로 (국회의원 시절) 정무위나 국방위에서 한 번도 일을 하지 못했었고, 관련 기관에도 근무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만났던 모든 분이, 그중에 상당수가 보훈 가족이고 보훈 대상자였다”며 “그분을 통해서 어려움을 늘 듣고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권 후보자는 “제가 처음에 지명 소식을 들었을 때, 대통령께서 지나가는 말씀이라도 꼭 지키시는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다”며 “나라가 정말 심리적인 내전 상태까지 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뭔가 역할을 하라고 저를 임명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참고로 제가 새누리당을 탈당한 지 한 8년이 됐다. 무소속으로 지낸 지 5년이 지났다”며 “오래전에 제가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생활인으로 지냈기 때문에 의원님이 하시는 말씀에 선뜻 동의하기가 좀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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