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크기와 비교한 신개념 계산 분광기 센서 시제품(오른쪽).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이흥노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이 다층 박막 필터 기반 초소형 센서에 인공지능(AI) 복원 알고리즘을 결합해 단 한 번의 이미지 촬영만으로 정밀한 스펙트럼 정보를 재구성할 수 있는 신개념 계산 분광기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분광기는 물질이 빛과 상호작용할 때 나타나는 고유한 파장 특성을 분석해 성분·구조·상태 등을 비침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핵심 분석 장비다. 의료 진단, 식품 품질 검사, 환경 오염 감시, 예술품 감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확하고 신속한 분석을 위한 필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기존 고해상도 분광기는 정밀한 파장 분석을 위해 크고 무거운 기계적 장치를 필요로 하고, 복잡한 구조와 긴 측정 시간 때문에 실시간 현장 적용에 제약이 많았다. 특히 휴대용 또는 모바일 센서에 적합하려면 소형화·실시간화·저비용화를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지금까지 개발한 계산 분광기는 복원 정확도나 필터 해상도의 한계로 인해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다층 박막 필터 기반의 초소형 필터 센서와 이미지 분할에 특화된 AI 딥러닝 모델 구조인 '유넷(U-Net)' 기반 AI 복원 알고리즘을 결합한 새로운 계산 분광기 구조를 제안하고, 실험을 통해 성능을 입증했다. 단일 촬영만으로 전체 스펙트럼을 측정하는 비스캐닝 구조를 구현해 측정 속도를 높였으며 CMOS 센서와의 높은 호환성을 바탕으로 소형화·대량 생산·저전력 구동 등 상용화 가능성도 확보했다.
주사전자현미경(SEM)을 이용해 다층 박막 필터의 구조적 균일성과 높은 제조 수율도 확인했다. 센서의 전체 크기를 4.5X4.5㎟으로 줄여 모바일 기기, 웨어러블 기기, 현장 진단 플랫폼 등 다양한 응용 환경에 직접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초소형화를 실현했다.
이 기술은 모바일 의료 진단, 식품 안전 검사, 위조 문서 판별, 실시간 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정밀 광센서 플랫폼으로 주목된다. AI 기반 광학 기술로서 광학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서 연구팀은 지난 2022년 수행한 연구에서 반도체 공정 수준의 초정밀 공정으로 제작한 다층 박막 필터 구조를 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CMOS) 센서와 결합하고 단일 이미지 촬영만으로 500~850㎚ 스펙트럼을 정밀 복원할 수 있는 단일 촬영 계산 분광기의 하드웨어(HW) 구현 가능성을 성공적으로 입증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AI 복원 알고리즘을 정밀 설계하고 시스템 전체를 최적화함으로써 측정 정확도와 처리 속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이흥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소형 HW와 AI 알고리즘을 통합해 계산 분광기의 정밀도와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사례”라며 “향후 거대언어모델(LLM)과도 결합하면 사용자가 스마트폰 내부에 장착한 초분광 카메라로 건강 상태나 식품 품질을 스캔하고, 그 결과를 자연어로 실시간 안내받는 사용자 경험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흥노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가운데)와 최영인 학생(왼쪽), 데이비드 사뮤엘 바티 연구원.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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