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커틀러 "8월1일에도 안끝나…무기한 관세세상"
태미 오버비 "피해 최소화 위해 가능한 빨리 합의 조언"
주미대사관 "양보 어려운 현실…제조업 협력 강화해야"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백악관 스테이트다이닝룸에서 열린 종교국 오찬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7.15.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달 중 무역합의를 이루지 못한 국가들에 대해 8월부터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설령 미국과 무역합의를 이룬다고 하더라도 관세 위협이 되풀이될 우려가 있다고 미국 내 통상전문가가 전망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은 이날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한미 관세 협상 관련 세미나에서 "많은 사람들이 8월 1일이 되면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더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현실과 그보다 동떨어진 생각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8월 1일 이전에 미국과 무역합의를 체결한다고 할지라도, 물리적으로 상세한 내용까지 조율할 수는 없기에 추가적으로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커틀러 부회장은 "후속 협상이 있을 것이며, 후속 협상도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인 관세를 위협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합의 이후에도 새로운 품목관세를 발표하거나, 무역 외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관세를 동원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리는 당분간이 아니라 무기한으로 관세의 세계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트럼프식 관세정책이 결국에는 시장과 한미관계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시장이, 국가간 관계가 이를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라고 말한 뒤 "더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시점이되면 '티핑 보인트'(전환점)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미국과 서둘러 무역합의를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서둘러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는 견해도 있다.

[워싱턴=뉴시스]한미경제연구소(KEI)가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관세 협상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스콧 스나이터 KEI 소장, 태미 오버비 전 미국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선임부회장, 안세령 주미대사관 경제공사,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 (사진=KEI 유튜브 캡쳐). 2025.07.15. *재판매 및 DB 금지

태미 오버비 전 미국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선임부회장은 "관세가 일단 발효되면, 한국 기업들에 영향을 미친다"며 "무역업계에는 모든 것이 완료될 때까지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는 말이 있지만, 그 오래된 원칙을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한국 친구들에게 하는 조언은 가능한 빨리 많은 진전을 이루고 계속 전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미국은 무리 무역협정의 많은 부분을 위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새로운 관세들을 적용했고, 그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고 기회를 찾기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세령 주미대사관 경제공사는 이날 한국이 미국 소고기와 액화천연가스(LNG) 최대 수입국이라는 점, 최근 들어 대미투자가 크게 확대된 점 등을 강조했다.

안 공사는 "한국은 한미 양자 무역 재균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한국이 관세 인하나 미국산 제품 추가 구매, 추가 투자 등 추가적인 양보를 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관세 협상에서) 비관세장벽 해소와 제조업 협력 강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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