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과기부, 야당 피켓 시위에 여당 반발 맞대결 나서
정동영 통일부, '농지·태양광' 도덕성 공세…민주당 옹호
전재수 해수부, 전문성 공방 이어 부산시장 출마설? 도마
강선우 여가부, '갑질왕' 피켓, '내란정당 발목잡기' 맞불
이재명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들에게 결정적 하자는 없다며 엄호에 나섰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다수 후보자가 부적격이라며 낙마 공세를 펼쳤다. 인사청문 정국 기간 내내 '강대강' 대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4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각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실시했다.
우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여야 충돌로 시작도 전에 파행을 빚었다. 당초 오전 10시 예정이었던 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전 내내 시작조차 못하며 공전을 거듭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은 이날 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시작에 앞서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최민희 독재 OUT! 이재명은 협치하라'고 적힌 팻말을 노트북 앞에 붙인 채 참석하자 곧바로 산회를 선포했다. 이후 최 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위원들은 팻말을 떼는 조건으로 인사청문회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국민의힘 위원들이 거부했다.
결국 최 위원장은 산회 선포 1시간 16분 만인 오전 11시 22분 개회를 선언하고 팻말 제거를 재차 요구했으나 국민의힘 위원들 반발로 14분 만에 정회했다.
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정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태양광 입법 이해충돌 의혹 등을 고리로 도덕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면서 정 후보자가 남북 관계를 회복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자는 '위장전입은 사실인가'라는 야당 의원 질의에 "맞다"면서 재산 신고가 안 된 농지에 대해 "(계약) 잔금을 줬지만, 아직 등기가 안 넘어온 상태라 재산등록에 누락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업체 보유에 대해선 "선거에서 낙선하고 귀향했을 때 고정 생활비 마련을 위해 태양광에 투자했고, 생계형으로 태양광 발전시설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청문회 초반 정 후보자의 자료 제출 문제와 증인 채택 협상 결렬 상황을 두고도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여야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으로서의 전문성을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민주당은 전 후보자가 부산 지역에 대한 이해가 깊은 만큼 해수부 부산 이전 등 현안 관리에 최적임자라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농해수위 활동이 전무하다"며 업무 적격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민주당은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 촉진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여성농어업인을 위한 법안도 내는 등 여러 가지 실질적으로 바다와 해수부를 위한 법안을 많이 낸 만큼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적극적인 의정활동과 다양한 경험이 해수부 장관의 역할을 하는 데 손색이 없다고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 후보자가 농해수위 활동 경력이 전혀 없는 데다 인사청문회 전 자료 제출이 미비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전 후보자는) 20대, 21대, 22대 (국회에서) 전문성을 살려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을 했다"며 "전문성을 살려서 문체부 장관을 하시지 왜 해수부 장관을 하려고 하시나"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의 3선 의원이어서 장관 후보자가 되신 건 맞나"라며 올해 안에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이를 업적 삼아 전 후보자가 부산시장에 출마하시는 게 아니냐는 세간의 얘기가 있다"고 했다.
'보좌진 갑질 의혹' 등의 논란이 제기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도 여야 간 신경전으로 초반부터 정회하는 등 충돌로 시작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 후보자가 청문회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에 청문회장에 착석해있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항의했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전 10시 2분께 강 후보자가 청문회장에 들어서자 회의장 앞에 있던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갑질 장관", "사퇴해라", "부끄러운 줄 알라"고 소리쳤다.
강 후보자가 착석한 뒤에도 청문회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이후 양당 간사 간 협의 후 청문회는 오전 10시 30분께 속개했다. 속개 이후에도 여야는 피켓을 둘러싸고 입씨름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노트북에 부착한 피켓을 떼지 않자 여당 의원들은 항의하며 '내란정당 아웃 발목잡기 스톱' 등 문구를 노트북 앞에 붙이며 맞대응했다.
여야는 피켓을 두고 30여분간 설전을 벌이다 위원장의 중재 하에 양측 모두 피켓을 떼면서 청문회가 가까스로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초반부터 강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논란'을 직격했다.
이달희 의원은 "갑질 장관은 여가부 장관이 될 수 없다"며 "사적인 용무나 심부름을 자기 직원에게 시키는 일은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 불법"이라고 추궁했다.
또 강 후보자 측이 여당 의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입장문을 거론하며 "(갑질 논란을 제보한 보좌진) 2명 모두 법적조치라고 (돼 있다)"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서범수 의원은 강 후보자가 2023년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단식 투쟁 현장을 찾아 이 대통령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사진을 내보이며 "여성, 가족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경험을 통해 능력자로 임명됐다기보다는 대통령의 심기 경호 달인으로서 '픽'된 동원 인사·측근 인사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여당은 강 후보자를 향한 의혹들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강 후보자의 가족 위장전입 의혹이 "사실과 다르거나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인상을 받은 것이 있다"며 "(강 후보자가) 발달장애 자녀를 돌보면서 처했던 상황 때문에 벌어진 오해 같다"고 옹호했다.
같은 당 임미애 의원은 야당에서 의혹을 제기한 강 후보자의 '법적 조치' 입장문과 관련해 "주변 의원들하고 확인해보니 저희가 받은 적이 없다"며 "어디서 내용이 나와 후보자를 인신공격하는 근거 자료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용구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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