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유주안 기자]
<앵커> 이번주 미국 하원은 가상자산 관련 3개 법안을 심의합니다. 법제화를 서두르는 미국에선 기업들까지도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빠르게 개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큰데요, 우리나라도 민간의 각 기업과 당국이 속도를 내고 있으나 각자의 목소리를 조율하고 일관된 정책 방향을 가지고 추진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금융당국 조직개편이 지연되면서 자칫, 금융혁신 속도가 늦춰질까 걱정입니다. 경제부 유주안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이번주에 미국 하원을 통과할 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무엇입니까?

<기자> 미국 하원은 이번주를 '크립토 주간'이라고 공식 명명하고 지니어스 법안을 포함한 3개의 가상자산 관련 핵심 법안을 심의할 예정입니다. 각 법안들은 디지털 자산의 성격을 규정하고 당국의 관할범위를 명확히하는 내용,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과 결제, 거래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등을 규정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의 발의되어 있습니다. 이 법안에는 금융위원회 산하 가상자산위원회 주도로 시장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 위원장인 금융위 부위원장이 공석이고 금융위원회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이 기존 지급결제 시스템 안정성을 이유로 일부에 반대 의사를 표하고, 시중은행들과 진행한 디지털화폐 실험도 중단됐습니다.

이를 두고 정부 조직개편 지연을 문제 삼고 있기도 한데요.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재부, 금융위 등 관련 부처가 장도 안 정해지고 얘기를 못하는 상황이다. 은행들 입장에선 정부가 어느쪽으로 갈지도 모르는데 한은을 따라오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2>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도 지난 정부부터 추진해온 혁신금융 과제 중 하나로 꼽히는데, 현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정부는 4번째 인터넷은행 설립을 인가해주기 위한 심사 과정을 진행중인데, 속도가 당초의 계획보다 다소 지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이 인가심사 설명회를 열고 새로운 인터넷은행 설립을 본격화했습니다. 이후 올해 3월 신청서를 접수한 6곳 중 더존뱅크와 유뱅크가 각각 신청을 철회, 유예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말 계엄과 탄핵 등을 겪고 정권 교체 가능성이 가시화하면서 경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얘기가 업계 안팎에서 나왔습니다.

신청서 접수후 60일 내 결과를 통보하는 일정이었으나, 일부 신청자들의 필요 서류 미비 등을 이유로 7월 중순인 현재까지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소상공인을 위한 특화은행 설립을 공약한 만큼, 무산 등의 극단적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지만, 금융당국 개편을 앞두고 쉽사리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금융당국 조직개편 추진중인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어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달 초인 3일에 조직개편안 초안을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안에 기획재정부 예산권한 분리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기재부 예산권 분리와 함께 금융위 해체를 시사했는데, 이를 종합해 금융당국 주변에서는 금융위를 나눠 일부는 기재부의 정책업무와 합치고, 감독업무는 금융감독원과 합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출범 40일이 지난 아직도 개편안 윤곽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하마평만 무성하거나, 각 기관들에서 각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은 지난주 11일,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해외 사례에서도 감독기구 분리해봤더니 중복규제와 감독사각지대 발생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면서 대신 금감원 내에 두고 독립성을 보장해주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은의 감독권과 집행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정치적 영향 없이 거시정책을 강력하게 집행할 수 있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져야 된다, 비은행 금융기관에 관한 공동검사나 조사 등 권한이 커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조직개편이 지연되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발언에 따르면,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고, 정부조직개편은 너무 중요한 주제여서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챙기겠다는 입장입니다.

정부 출범후 경제분야에서 가장 무게가 실린 정책이 가계부채 문제 그리고 주식시장 포함한 자본시장 활성화입니다. 또 소상공인 채무조정 등도 예고해놓은 상태이고요. 새정부 들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책 다수가 현행 금융위원회의 주 업무인 만큼 조직개편을 하는 입장에서 고민되는 부분일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현재도 금융위 부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산하 산업은행 등 기관장 자리가 공석이 여럿 있는데, 불확실성이 오래 지속되면 업무 추진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유주안 기자 ja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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