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7월 들어서도 외국인투자자는 실적과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1조원 넘게 사들이며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는 기술적 반등 기대감 속 저점 매수에 나섰고 개인투자자는 이미 오른 종목에 올라타는 추격매수 양상을 보였다.
14일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국내증시에서 1조159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수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말 코스피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 중동 지역 불확실성 확대로 외국인 수급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예상을 깨고 순매수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3927억원)였다. SK스퀘어(3808억원), 알테오젠(1999억원), 두산(1626억원), POSCO홀딩스(1538억원), SK하이닉스(1283억원), 이수페타시스(1232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190억원), 현대건설(111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단기 이슈보다는 중장기 실적과 펀더멘털을 고려해 종목을 선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실적이 큰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HBM(고대역폭메모리) 일회성 비용 반영, 파운드리 적자 및 환율 하락 등으로 전망치를 하회한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며 "3분기에는 가전을 제외한 전 사업부가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상반기 대비 각각 4.7배, 2.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K그룹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발표한 뒤 NAV(순자산가치)는 현재 50%대까지 줄었다. NAV 할인율이 줄어들면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난 것으로 인식된다. 증권가에서는 SK스퀘어가 지분가치 상승과 낮아진 할인율을 바탕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알테오젠은 핵심 파이프라인이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 이전상장 모멘텀을 갖추고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BS(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과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가능성을 고려해 할인율을 낮춰 목표주가를 44만원에서 55만원으로 상향한다"고 했다.
기관투자자는 7월들어 POSCO홀딩스를 1733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다. LG에너지솔루션(1579억원), LG화학(1458억원), 셀트리온(1427억원), 신한지주(1311억원), 한화솔루션(1154억원), 삼성중공업(110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기관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POSCO홀딩스는 중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모멘텀이 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및 일본산 열연강판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가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부각되고 하반기 중국 조강생산량 감소가 통계로 확인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POSCO홀딩스 철강 부문 적용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중국과 일본 피어그룹 평균 수준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석유화학 및 2차전지 업황 부진으로 증권가에서 하반기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하지만 LG화학은 하반기 사업재편이 이뤄지면 상승 여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황 부진에도 비용 절감 등을 통해 2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기록한 바 있다.
개인투자자는 7월들어 두산에너빌리티(3938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뒤를 NAVER(3198억원), 현대로템(2944억원), SK하이닉스(1586억원), HD현대일렉트릭(1393억원), 하이브(1380억원), 한화오션(1336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61억원), 레인보우로보틱스(1026억원) 등이 이었다.
원전 기대감에 최근 1년간 주가가 376% 가까이 올랐던 두산에너빌리티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점 논란이 제기된다. 최근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급등했으나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는 오히려 하락했다. 대형 원전, SMR(소형모듈원전), 가스터빈 사업 이익 회수기는 2030년이지만 주가는 기다리지 않고 미리 상승한 탓"이라며 "불확실성이 크지만 10년 후를 볼 필요가 있다. 목표주가를 3만7000원에서 149% 상향한 9만2000원으로 제시한다"고 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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