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전민정 기자]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들에게 관세 서한을 보내면서 제시한 관세 유예 시한은 8월 1일이었습니다. 이제 보름 남짓 남았는데요. 협상 시간은 빠듯합니다.

세종스튜디오 연결합니다. 전민정 기자, 백악관이 관세 부과시한을 8월 1일로 또 한번 못박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네, 지난 4월과 이달 초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두 차례 미뤄졌던 만큼, 다시 유예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는데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A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기에 충분히 좋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관세는 진짜 부과될 것"이라며 엄포를 놨습니다.

합의가 안되면 더 이상 봐주기는 없을 거라고 경고를 날린 겁니다.

이런 가운데 주말 사이 30% 관세율을 받아든 유럽연합은 14일 발효 예정이었던 대미 보복관세를 다음 달 초로 미루는 등 한발 물러섰고요.

유럽연합과 마찬가지로 30%의 상호 관세율을 통보받은 멕시코는 지속적인 협상 의사를 밝혔습니다.

<앵커>

한국은 25% 관세를 부과받았죠. 우리에게도 협상의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정부의 대응 전략은 무엇입니까?

<기자>

미국과 협의를 마치고 지난주 귀국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오늘 오전 세종청사에서 방미 통상 협상 결과와 관련해 백브리핑을 했는데요.

여 본부장은 8월 1일까지 20여일도 채 남지 않은 지금을 "선택과 결정의 시간"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제는 랜딩존, 즉 합의점을 찾기 위해 딜을 시도하는 주고받는 협상을 준비해야 할 때라는 겁니다.

다만 "시간 때문에 실리를 희생하지는 않겠다"는 협상 방침을 분명히 했는데요.

다음달 1일 25% 상호관세를 맞으면서, 협상을 이어가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감안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협상안은 관세·비관세는 물론, 제조업 협력, 안보, 환율 등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한 패키지 형태로 꾸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 본부장도 "최종 협상은 패키지 딜로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관계 부처들과 전체적인 패키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제조업 협력 부분을 미국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이를 관세 협상의 돌파구로 삼는다는 전략인데요.

반도체나 배터리, 자동차, 조선, 군수산업 등 유망 분야에서의 협력을 미국이 가장 필요로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는 당분간 협상 테이블에는 오르지 않을 전망인데요.

여 본부장은 "기본적인 판단을 위해 필요한 기초자료들이 현재는 없는 상태"라며 "법적으로 구속되는 약속을 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미국도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선 이제는 뭘 주고 받을지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인데요. 미국이 농산물 개방 등 비관세 장벽 완화를 계속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 정부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고요?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농축수산물 분야에서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허용과 쌀 수입 확대, 유전자변형 농산물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와 관련한 여 본부장의 발언이 눈길을 끕니다.

그는 "농산물 협상은 늘 고통스럽지만, 우리 산업 경쟁력 또한 강화됐다"면서 "농산물도 이제는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는 대미 협상 타결을 위해 국내적으로 특히 민감한 농산물 시장 개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통상당국은 이번 주 중으로 관계 부처, 이해관계자, 국회와 최대한 협의해 비관세 장벽과 관련한 내부 협상안을 만든 후. 미국을 다시 방문해 통상협의를 이어나간다는 구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어제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일본, 유럽연합이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자국 시장을 개방하려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각 국가와의 협상 진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관세 협상을 위한 각 국의 시장 개방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전민정 기자 j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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