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구 192.5mm 기록적 폭우…침수·붕괴 우려 주택 60명 대피
도로·상가 침수, 맨홀 역류, 건물 누수 등 89건 피해 접수
괘법동 도시철도 공사장 누수·침수로 긴급 안전조치
이틀간 집중된 호우로 14일 새벽 부산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장에서 대량 누수로 물이 쏟아지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이승륜 기자
도시철도 공사장까지 물에 잠길 정도의 폭우가 부산을 덮쳤다. 지난 13일 오후부터 14일 새벽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부산 전역에서 도로와 지하주차장 침수, 맨홀 역류 등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소방 당국은 이틀간 총 89건의 신고를 접수해 긴급 조치에 나섰다.
부산소방본부는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해 총 89건의 피해 현장을 처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가운데 배수지원은 9건(총 308t), 안전조치가 80건으로 파악됐다.
이번 폭우는 13일 오후 6시 호우주의보 발효 뒤 강서구에 밤 10시 37분 산사태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빠르게 악화됐다. 밤사이 중구, 서구, 동구, 해운대, 사하, 연제, 사상, 북구 등에서 116.5~192.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사상구로, 최대 192.5mm의 폭우가 관측됐다.
침수 피해는 도로와 지하 주차장뿐 아니라, 도시철도 건설 현장까지 번졌다. 사상구 괘법동 사상~하단선 공사장 인근에서는 내부에 누수로 물이 차오르며 긴급 안전조치가 실시됐다. 또 감전동 146 일대에서는 맨홀 뚜껑이 열리고 도로까지 침수돼 출동한 소방대가 현장 조치에 나섰다.
이틀간 집중된 호우로 14일 새벽 부산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장이 물에 잠겨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이틀간 집중된 호우로 14일 새벽 부산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장이 물에 잠겨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피해 유형은 ▲도로 맨홀 역류(최소 20건 이상) ▲지하 주차장·상가 침수 ▲하수구 역류 ▲건물 내부 누수 등으로 다양했다. 사상구 괘법동 아바호텔, 사하구 당리동, 북구 덕천동, 동구 좌천동 등에서는 지하나 옥상에서 물이 새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특히 붕괴 우려지 인근 주택과 저지대 노후 연립주택을 중심으로 주민 대피가 진행됐다. 동구 산복연립과 자성대아파트, 부산진구 초읍동 일대에서는 침수·붕괴 우려로 총 38세대 주민 60명이 친인척 집이나 숙박업소 등으로 임시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구 괘법동 581-5 지하에서는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배수 작업이 진행됐다. 연제구 연산동 2158번지 일대 도로에서는 침수가 발생헤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영도구 동삼동, 북구 구포동, 강서구 대저1동, 해운대구 반여동, 사상구 괘법동 등에서도 상가 침수와 하수구 역류 사례가 잇따랐다. 일부 지역에선 빌라, 모텔, 오피스텔 등 주거용 건물 침수 우려 신고도 접수돼 소방당국이 긴급 조치에 나섰다. 또 북구 덕천동과 해운대구 좌동에서는 도로가 나무가 쓰러지고, 수영구 망미동 근린공원 담벼락이 파손됐으며, 사상구 감전동에서는 맨홀뚜껑이 개빙돼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연이은 폭우로 도심 저지대와 노후 건물, 도로 인근 공사장 등에서 신고가 집중됐다”며 “추가 강우 시 피해 확산 우려가 있어 시민들은 기상정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차량 이동 및 하천 접근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틀간 집중된 호우로 14일 새벽 부산 수영구 망미동 근린공원 담벼락이 파손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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