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 슈퍼위크…최대 격전지 전망
임명전 낙마한 현역의원은 인사청문회 도입후 전무
여권내 "곤란하다" "걱정은 사실"
야당에서도 "현역 불패…불편한 입장"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류영주 기자
강선우 여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4일 열린다. 이날 하루 청문회가 열리는 4곳은 물론, 앞으로 닷새간 진행될 총 16곳 중 가장 뜨겁고 치열한 전장이 될 전망이다.
국민 정서상 반감이 심한 갑질 의혹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낙마를 쉬이 장담하긴 어려워 보인다. 정권의 힘이 가장 센 취임 초기인 데다 강 후보자가 현역 국회의원인 탓에 동료인 청문위원들의 검증의 칼날이 비교적 무딜 수 있어서다.
강 후보자 측은 최근 청문위원인 국회 여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에게 본인의 입장을 설명하는 짤막한 입장문을 보냈다.
5년 동안 보좌진 46명을 면직했고 일부에게는 자택 쓰레기 처리나 변기 수리를 시키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수그러지지 않자, 직접 반박하고 나선 것.
강 후보자는 회기·직급 변동의 경우를 제외하면 실제 면직은 28명이었다는 점과 가사도우미가 있어 보좌진에 가사일을 시킬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갑질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인물에 관해 "전직 보좌진 2명으로 파악. 2명 모두 법적 조치"라고 적어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강 후보자는 아울러 여당 청문위원들에게 일일히 연락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13일 강 후보자 갑질 의혹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악의적인 신상털기이자, 명백한 흠집내기에 불과하다"고 논평했다.
당사자인 강 후보자가 부인하는 상황에서 언론 보도 만으로 문제를 단정할 수 없다는 게 민주당의 공식적인 최신 입장인 셈이다.
앞서는 강 후보자를 감싸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제가 겪어 본 강 의원은 바른 분이다. 장애인 딸을 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분"이라며 "이런 분이 갑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썼다.
5년간 강선우 의원실 핵심 실무자였던 전직 보좌관은 "익명에 숨어 피아 구분도 없이 출처 모를 화살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고, 한 현직 보좌진의 모친은 강 후보자에 대해 "부하에게 갑질 따위나 하는 사람이 절대 아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다만 거듭되는 해명에도 여론 반발이 커지는 상황이 난처한 모양이다. 여당의 한 청문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청문회를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면서도 "곤란하다. 어렵다"고 전했다.
원외 인사인 서용주 전 상근부대변인은 강선우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를 향해 "국민 정서에 벗어나면 자격이 없다. 본인들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당 지도부 일원인 진성준 정책위의장의 경우 특정인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후보자가 어떻게 소명하는지 들어보고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면 심각하게 고려할 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실에서도 "낙마를 검토한 적 없다. 그러나 걱정을 하고 있는 건 사실(고위 관계자)"이라는 반응이 흘러 나온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곽규택 의원. 연합뉴스
청문회는 '맹탕'에 그칠 거란 얘기가 벌써부터 여야 공히 나온다. 증인 채택 문제가 대표적이다. 국민의힘이 강 후보자의 전직 보좌관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민주당의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증인 몇 명을 신청하면 민주당 쪽에서 전혀 관련 없는 증인 수십 명을 리스트로 들이 밀어서 같이 증인 신청하고, 그런 식으로 상임위에서 숫자로 밀어붙여서 채택이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때 사상 최초 '증인 없는' 청문회가 열린 뒤 장관 청문회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흐름이다. 강 후보자 청문회에는 증인 2명이 출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정권 초기 대통령 지지율이 비교적 높다는 점이나 강 후보자가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야당 반발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
한 야당 의원은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우리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면서도 "원래 현역 의원 불패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 만약 낙마할 경우 다시 얼굴을 봐야 하는 입장이라 되게 불편하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현역 의원인 장관 후보자가 임명 전 낙마한 사례는 지난 2005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래 전무하다.
국회는 이날 강 후보자를 비롯해 배경훈 과기·전재수 해수·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연다.
15일에는 권오을 보훈·한성숙 중기·김성환 환경·안규백 국방장관과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가, 16일에는 정성호 법무·김영훈 노동·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 나온다.
17일에는 조현 외교·김정관 산업·구윤철 기재부 장관 후보자, 18일에는 윤호중 행안·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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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ogeera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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