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 시각) 테니스 메이저 대회 윔블던 챔피언십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이가 시비옹테크(4위·폴란드). 그는 이날 어맨다 아니시모바(12위·미국)를 2대0으로 완파했다./AFP 연합뉴스
“윔블던 센터코트에서 시비옹테크의 ‘베이글 가게’가 영업을 시작했습니다.”(영국 가디언)
테니스에서 ‘베이글’이란 한 세트가 6-0으로 끝나는 것을 말한다. 가운데가 뚫려 있는 빵 모양이 숫자 0을 연상시킨다고 해 유래된 말. 두 세트 연속으로 6-0 승부가 나오면 ‘더블 베이글’이라 한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 윔블던 챔피언십 결승에서 사상 최초로 ‘더블 베이글’이 나왔다. 이가 시비옹테크(4위·폴란드)와 어맨다 아니시모바(12위·미국)의 12일(현지 시각) 여자 단식 최종전. 지난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2대1로 꺾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결승에 안착한 아니시모바였지만 결과는 허무했다. 시비옹테크에게 한 게임도 이기지 못하고 2대0(6-0 6-0) 패했다. 경기는 단 57분 만에 끝났다.
시비옹테크는 이날로 여섯 번째 메이저 단식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프랑스오픈에서 네 번(2020·2022·2023·2024), US오픈에서 한 번(2022) 우승했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이후 13개월 만의 우승컵.
그는 특히 윔블던에서 첫 결승 진출을 이룬 올해 우승컵까지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약점으로 꼽혀왔던 잔디 코트에서의 우승인데다, 지난해 8월 수면제 섭취 문제로 도핑 양성 판정을 받고 경기력이 내림세를 걷던 시점이어서 더 의미가 깊은 승리. 세계 랭킹도 내주 3위로 한 계단 올라설 전망이다.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흘리며 관중 앞에 선 아니시모바는 “오늘 기력이 모두 소진돼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항상 곁에서 응원하고 격려해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시비옹테크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날 계속해서 믿어준 팀과 코치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한편 올해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는 각각 세계 1·2위인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의 빅 매치가 성사됐다. 13일 오후 4시(현지 시각)에 치러진다. 쟁쟁한 신예 사이 준결승에까지 오른 ‘노장’ 노바크 조코비치(6위·세르비아)는 11일 신네르와 준결승에서 0대3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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