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시비옹테크 / 사진=연합뉴스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5천350만파운드·약 997억원) 여자 단식 결승전 대진이 확정됐다. 이가 시비옹테크(4위·폴란드)와 어맨다 아니시모바(12위·미국)가 센터코트에서 격돌한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펼쳐진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시비옹테크는 벨린다 벤치치(35위·스위스)를 세트 스코어 2-0(6-2, 6-0)으로 압도했다. 앞서 진행된 경기에서는 아니시모바가 세계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2-1(6-4, 4-6, 6-4)로 꺾으며 먼저 결승 티켓을 확보했다.

현지시간 12일 오후 4시(한국시간 13일 0시)에 시작될 결승전에서는 2001년생 동갑내기끼리의 대결이 성사된다. 두 선수는 성인 무대에서 맞붙은 경험이 없고, 유일한 대결 기록은 2016년 주니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니시모바가 2-0(6-4, 6-2)으로 승리를 거뒀다.

시비옹테크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무대다. 프랑스오픈 4회, US오픈 1회 우승 등 메이저 5승을 기록한 그이지만 잔디코트 메이저인 윔블던에서는 이번이 첫 결승 진출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윔블던 4강 진출 경험조차 없었다.

지난달 프랑스오픈에서 4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다가 4강에서 좌절된 시비옹테크는 그동안 취약점으로 여겨졌던 잔디코트에서 메이저 6승째를 노릴 기회를 잡았다.

어맨다 아니시모바 / 사진=연합뉴스반면 아니시모바는 생애 첫 메이저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이전까지 메이저 최고 성적은 2019년 프랑스오픈 4강이었다.

이번 4강에서 아니시모바는 사발렌카와의 개인 전적에서 6승 3패 우위를 이어갔다. 올해 프랑스오픈 16강에서 사발렌카에게 0-2(5-7, 3-6)로 무릎을 꿇었지만, 바로 다음 메이저 무대에서 깔끔한 복수를 해냈다.

아니시모바는 17세였던 2019년 호주오픈에서 2000년대 출생 선수로는 남녀 최초로 메이저 16강에 오르며 일찍이 재능을 과시했다. 같은 해 프랑스오픈 4강 진출로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에는 어두운 터널이 기다리고 있었다. 2019년 8월 부친을 잃은 충격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2023년에는 번아웃 증상으로 무기한 휴식을 선언하며 세계랭킹이 300위권까지 추락했다. 작년 윔블던에서는 예선 출전권조차 얻지 못하는 나락까지 경험했다.

결승 상대인 시비옹테크 역시 최근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8월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후 "주변에서 거짓말쟁이 취급받는 것이 괴롭다"고 토로하며 정신적 고충을 드러냈다.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지난해 12월 초 마친 그에게 이번 윔블던 결승은 도핑 파문 이후 첫 메이저 결승 무대다.

각각 다른 형태의 시련을 극복하고 정상에 도전하는 두 선수의 대결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