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DDR 표준 기준 최대 데이터 전송속도 변화/그래픽=윤선정
차세대 저전력 D램 표준이 확정되면서 출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LPDDR(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은 최근 AI(인공지능) 산업의 활성화로 수요가 늘고 있는 분야다. 점유율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은 전일 LPDDR6의 표준을 확정했다. JEDEC은 반도체 규격, 즉 크기와 사양 등을 제정하는 민간 단체로 LPDDR6 표준 확정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도 참여했다.
LPDDR은 저전력에 특화된 D램으로 이동성과 전력효율성이 강조되는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많이 쓰인다. 또 고성능 데이터 처리가 필요하면서 전력 소모에 민감한 차량용 칩에도 LPDDR이 활용된다.
특히 AI 응용이 활발해지면서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저전력·고성능 LPDDR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과거 안정성이 더 중요해 일반 DDR을 주로 썼던 데이터센터 서버에도 전력 효율성을 위해 LPDDR을 적용하는 움직임이 늘었다. 차세대 메모리 모듈인 소캠(SOCAMM) 등에도 활용된다.
LPDDR6는 이전 세대보다 속도, 전력효율, 보안성 측면에서 크게 개선됐다. 테이터를 주고받는 '통로'를 확장해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하도록 했다. LPDDR6는 1초에 최대 14.4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LPDDR5X의 전송 속도(9600Mbps)와 비교하면 50% 빨라졌다. 전력효율성 측면에서는 이전 세대보다 더 낮은 전압과 저전력 소비가 가능한 전원을 활용한다.
표준 제정에 참여한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 상품기획팀장은 "LPDDR6의 표준 제정이 차세대 LPDDR 제품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온디바이스 AI를 포함한 모바일 시장의 변화하는 요구에 부응하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권 SK하이닉스 D램 PP&E 담당도 "LPDDR6는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크게 높이는 동시에 차세대 모바일, 자동차, AI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수요를 맞추기 위한 신뢰성을 강화했다"며 "고성능 저전력 D램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평가했다.
표준이 확정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LPDDR6 출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표준 제정은 제품 개발과 함께 이뤄지기 때문에 표준이 발표되면 곧이어 차세대 제품이 나온다. 이르면 연내 LPDDR6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인 케이던스는 LPDDR6 표준 확정과 함께 관련 IP를 발표했다. 퀄컴이 차세대 AP(모바일프로세서)에 LPDDR6를 적용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미 LPDDR6의 메모리 규격을 준수하는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와 시뮬레이션용 IP도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DDR4, LPDDR4 등의 생산을 줄이면서 고부가 상품인 LPDDR5와 LPDDR5X에 생산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PDDR6가 상용화되면 자연스럽게 고성능 제품 전환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D램의 표준이 발표되면 출시가 임박했다는 신호"라며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LPDDR6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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