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수사 ‘탄력’
윤 어게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10일 윤 전 대통령이 석방 124일 만에 다시 수감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대기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신병 확보 둘러싼 부담 덜고 증거인멸 가능성도 줄여
‘국힘 공천개입’ ‘VIP 격노설’ 등 의혹 규명 속도 낼 듯
김건희 소환 시기 주목…‘수사 초반 부를 것’ 전망 우세
내란 특별검사팀이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구속하면서 김건희 특검, 채 상병 특검 등 동시에 출범한 다른 특검의 수사도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 특검 모두 윤 전 대통령을 핵심 피의자로 삼고 있어 그의 신병이 확보되면 수사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김 여사의 특검 소환조사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 수사 대상인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피의자다.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같은 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해줬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8일 윤상현 의원의 국회 사무실과 자택, 김 전 의원과 김상민 전 검사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윤 옥에 인! 10일 새벽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윤 전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이 수사 중인 ‘VIP(윤 전 대통령) 격노설’ 의혹에서도 핵심 피의자로 등장한다. VIP 격노설 의혹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31일 당시 대통령실 주관 회의에서 채 상병 순직사건에 대한 초동조사 결과 보고를 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며 격노했고, 이후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내용이다. 채 상병 특검팀은 지난 8일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처음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불러 조사했다.
내란 특검팀이 이날 윤 전 대통령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나머지 두 특검은 그의 신병 확보를 둘러싼 부담을 덜었다.
윤 전 대통령 구속으로 관련자들과의 입 맞추기 등 증거인멸 가능성도 줄였다. 다른 특검의 윤 전 대통령 조사도 상대적으로 쉬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김 여사가 언제쯤 특검의 소환 통보를 받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 소환 시기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여사 소환조사는 수사 초반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통상 주변 참고인과 피의자들을 조사한 뒤 사건의 정점인 핵심 피의자 조사와 신병 확보에 나서지만, 윤 전 대통령처럼 김 여사도 수사 초반에 특검의 소환 통보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하는 김 여사 관련 수사 중 명태균 게이트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은 이미 기존 검찰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김 여사를 직접 조사해야 하는 단계에서 사건들이 특검으로 넘어간 만큼 김 여사를 부르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선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가 가장 먼저 강제수사에 들어가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고발한 삼부토건 관련자들을 중심으로 소환조사가 진행 중이다. 특검이 삼부토건 사건을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함께 ‘주가조작 의혹 수사’로 묶어 한꺼번에 조사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이르면 이달 안에 소환조사할 가능성도 있다.
이보라·유선희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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