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등 첫 강제수사 "VIP 격노설 진상규명"…대통령실 지시·군 수뇌부 추적
국가안보실에 '尹 격노' 회의자료 제출 요청…'구명로비' 이종호 휴대전화 압수
해병특검 "박정훈 대령 2심 항소 취하" (서울=연합뉴스) 순직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9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특검은 이날 항명 혐의로 재판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형사재판 항소 취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5.7.9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오명언 권지현 기자 =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수사외압 의혹의 단초가 된 'VIP 격노설' 수사를 위해 1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자택과 국방부, 국가안보실 등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벌였다.
순직해병특검 출범 이후 이뤄진 첫 강제수사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용산구에 있는 대통령실과 국방부 청사로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국방부는 대변인실과 군사보좌관실, 국방정책실 등이 대상이 됐고, 대통령실 내 국가안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경기 화성에 있는 해병대사령부에서도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수사외압 의혹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군 수뇌부와 대통령실 인사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특검 수사관들은 또 이날 새벽부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자택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국방부나 안보실에 남아 있는 자료를 확인하고, 당사자들이 휴대전화 등으로 어떤 연락을 취했는지 알아볼 것"이라며 "국민적 관심 대상인 'VIP 격노설'의 진상을 규명하고 채상병 사건 은폐 의혹을 밝히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VIP 격노설이 제기된 2023년 7월 31일 전후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에 대한 대통령실 지시 내용과 경로, 이후 군 수뇌부의 움직임 등 관련 내용을 망라해 자료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통령실 회의를 주관한 국가안보실에서는 참석자 명단을 포함한 회의록 확보를 시도하고, 국방부 내 채상병 사건 관련 언론 대응 방안에 대한 자료를 중점적으로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특검팀의 국가안보실 압수수색에 대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 대변인실 등 압수수색 나선 해병특검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수사외압 의혹의 단초가 된 'VIP 격노설' 수사를 위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도착, 압수수색에 나서고 있다. 2025.7.10 ondol@yna.co.kr
VIP 격노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이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은 당일 오전 11시 54분께 대통령실 명의인 '02-800-7070'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에게 경찰 이첩 보류 및 국회·언론 브리핑 취소를 지시했다.
임태훈 전 국방비서관은 김 전 사령관에게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전달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이시원 전 비서관은 채상병 사건 기록 회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 5월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을 압수수색해 대통령실 회의 자료와 출입 기록, '02-800-7070' 번호 서버 기록 등 자료 확보를 시도한 바 있다.
특검팀은 11일에는 VIP 격노설이 불거진 당시 대통령실 회의에 참석한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특검팀은 오전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관련, 로비 채널로 지목된 김건희 여사 측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의 자택에서 USB와 메모장 등을 확보하고, 이 전 대표가 사용하던 휴대전화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채상병 사건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피의자로 적시된 임 전 사단장을 구제하기 위한 로비를 했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이 전 대표는 김건희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이기도 해 순직해병특검팀이 이날 확보한 압수물을 김건희특검팀과 공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병특검, 국방부 대변인실 등 압수수색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수사외압 의혹의 단초가 된 'VIP 격노설' 수사를 위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도착, 출입 절차를 밟고 있다. 2025.7.10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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