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포용적 금융 플랫폼' 기자설명회

우리은행 '중소기업 상생 플랫폼 금융' 3종과 10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포용적 금융 플랫폼' 기자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정진완 우리은행장. /그래픽=김지영, 사진제공=우리은행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본격적으로 기업금융 드라이브를 건다. 취임 후 지금까지 내부통제 등 내실을 정비했다면 이제는 '중소기업 영업통'으로서 전문 분야에 힘을 싣는다. 조직개편으로 신설한 디지털영업그룹 등을 필두로 플랫폼 역량을 강화해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정 행장은 10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우리은행은 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춘 포용금융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에 최대한 포커스를 맞췄고, 특히 플랫폼을 중심으로 여·수신뿐만 아니라 복지까지 동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금융 플랫폼 서비스 3종을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공급망 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 △데이터 플랫폼 '원비즈e-MP' △정산 서비스 '우리SAFE(세이프)정산'이다. 공급망·결제망 등 핵심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한 플랫폼 서비스들이다.

우리은행은 세 플랫폼이 무상 또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제공된다며 상생의 의미를 강조했다. 예컨대 우리세이프정산은 기획 단계까지만 해도 이용 수수료 부과를 검토했으나 당시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이었던 정 행장이 무상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산대금으로 저원가성 예금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이익이 충분하다고 봤다.

우리은행은 이처럼 플랫폼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전사적인 목표에 다시 시동을 걸 전망이다. 정 행장은 최근 우리은행의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영업그룹'을 신설했다. 그룹 산하에 원비즈플라자 등을 개발·관리하는 '플랫폼사업부'를 두면서 디지털 플랫폼을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특히 중소기업 부문은 정 행장이 자주 애정을 드러낸 '전문 분야'다. 지난해 12월 신임 행장으로 내정 후 기자들과 첫만남에서 은행의 성장 방안에 관한 질문에 "우리나라처럼 수출입을 많이 하는 나라에서는 기업금융이 토대가 돼야 한다"라고 답했다. 스스로를 '중소기업 영업 톱클래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도 정 행장은 "굉장히 많은 업체를 만나다 보니 이런 서비스들의 필요성이 느껴졌다"라며 "스타트업이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그걸 디지털로 구현해줄 수 있는 체계를 우리은행이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수신 이외 다른 방식으로도 지원하고 중소기업과 포용금융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보험사 인수 등 굵직한 이슈를 마무리 지으면서 기업금융 드라이브를 걸 적기다. 지난해 하반기 우리금융은 CET1(보통주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 RWA(위험가중자산) 축소 차원에서 기업대출을 줄여야 했다. 이로 인해 '원비즈데이터론'도 지난해 출시 직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 들어 실적이 올라오고 있고, CET1 비율 또한 1분기 12.42%로 2027년 13%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플랫폼의 지원 범위와 규모를 키워 상생금융의 외연을 넓히는 로드맵도 세웠다. 7만8000여곳인 원비즈플라자 회원사를 연내 10만곳까지 늘리고, 원비즈e-MP는 기술보증기금과의 협력을 통해 특화 여신상품 등을 추가 개발하는 중이다. 우리세이프정산은 여행·항공 분야 기업고객 이외 물류 산업 쪽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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