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환경시스템독성학 연구실·서울시립과학관 '독성시대IN과학관' 프로그램
5일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진행된 '환경 속 독성 실험 교실'에 참여한 중학생들이 현미경으로 예쁜꼬마선충을 관찰하고 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움직임이 확실히 줄어들었어요!"
5일 오후 서울시립과학관 교육장에서 현미경에 눈을 딱 붙인 중학생들이 소리쳤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노벨상을 4번이나 안긴 1mm 크기 동물 '예쁜꼬마선충'의 구조와 특징을 관찰하고 독성 물질에 노출된 예쁜꼬마선충의 변화를 살폈다. 수업 중간에는 보통 자웅동체인 예쁜꼬마선충 무리에서 보기 드문 수컷 개체가 발견돼 우르르 몰려가 관찰하기도 했다.
서울시립대 환경시스템독성학 연구실은 서울시립과학관과 협업해 중학생 이상의 시민을 대상으로 6월 21일부터 7월 19일까지 토요일마다 실험 수업을 진행한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화학물질, 독성물질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이기 위한 '독성시대 IN 과학관'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날 서울시립과학관 1층에서는 연구 주제와 관련된 포스터 전시도 진행됐다. 학회 발표용으로 작성된 어려운 영어 포스터를 시민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만화와 함께 전시한 것이다. 주요 프로그램에는 성인 대상으로 논문을 해설하고 질문에 답변하는 '리딩 사이언스'와 학생들의 진로 연구실을 소개하는 '독성학 탐방'도 있다.
5일 오후 서울시립과학관 교육장에서 정채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석사과정생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환경 속 독성 실험 교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독성시대 IN 과학관의 모든 프로그램과 수업은 모두 서울시립대 환경시스템독성학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이 직접 기획·진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실을 이끄는 최진희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독성학은 우리의 일상과 연결된 실용적인 과학"이라며 "독성학이 진정으로 사회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려면 연구자만의 언어를 넘어 대중과 연결되는 언어가 필요하다"며 '과학 소통'을 강조했다.
과학 소통을 통해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한 연구성과를 단순히 논문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대학원생들이 미래 과학자로 성장하기 위해 필수적인 커뮤니케이션 역량도 체득할 수 있는 기회다.
서울시립대 연구팀과 과학관은 2021년부터 메타버스 기반의 환경독성 교육 게임 '알쓸생독' 프로젝트, 오프라인 프로그램인 '독성이 알고 싶다', 과학관이 운영하는 '찾아가는 대학 연구실' 참여 등을 통해 과학 소통 활동을 이어 왔다. 이번 독성시대 IN 과학관으로 규모를 대폭 늘렸다.
5일 오후 서울시립과학관 1층 전시장에서 강건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석박통합과정생(오른쪽)이 시민들에게 AI를 활용한 독성 예측 플랫폼 개발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과학관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시립대 연구자들과 함께 과학 소통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었다"며 "참여하는 사람들이 다들 재밌어하니까 결과물도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립대 연구팀은 환경부 연구 과제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독성 예측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세상에는 수억 개의 화학물질이 있지만 독성이 정확히 파악된 물질은 매우 적다. 하나하나의 독성을 평가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
연구팀은 그동안 쌓인 데이터를 AI로 분석하고 평가되지 않은 물질의 독성도 예측해 제안하는 '톡스바이(ToxBAI)'라는 독성 평가 플랫폼을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ToxBAI는 생활화학 제품의 독성을 측정하는 연구실 내 다른 과제에도 활용될 계획이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