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공학자가 된 자기님이 산업 스파이로 오해받은 사연을 전했다.
7월 9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301회에는 수박 농사를 짓다가 52세에 우주 공학자가 된 전설의 만학도 공근식 박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자기님은 18세부터 수박 농사를 짓다가 42세에 러시아로 훌쩍 유학을 떠나 52세에 박사가 된 인물.
자기님은 "제가 (학창시절) 수학, 물리는 아주 열심히 공부했다. 그런데 나머지 과목은 아주 형편 없었다. 공부하기가 싫었다. 두 과목만 잘해서 대학에 갈 수 없다. 고2에 자퇴를 했다. 재수를 할 형편이 안돼 자연스럽게 부모님 수박 농사를 돕게 됐다. 아버님꼐서 뇌 병변으로 쓰러지시며 농사를 못 짓게 되자 어머니와 제가 본격적으로 수박 농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심지어 어머니와 함께 수박 농사를 지어 동생들 뒷바라지도 했다고.
고등학교를 자퇴한 자기님이 다시 공부를 시작한 나이는 28살이었다. 친구가 없어 외로움과 공부에 대한 갈증을 겪던 중 수박 출하를 위해 갔던 대전역에서 성은야학교 전단을 보고 무작정 찾아가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는 것. 무려 5년간 지각도 결석도 없이 수업을 들었다는 자기님은 "물리에 대해 더 가르쳐달라고 해서 야학 수업이 없는 주말마다 과외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검정고시와 수능을 보고 34세에 배재대 전산전자물리학과에 입학한 자기님은 카이스트에서 청강을 하다가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자 무작정 충남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님을 찾아가 청강을 부탁했다. 기꺼이 허락해준 교수님 덕에 자기님은 매일 세 학교를 돌아가며 물리학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심지어 교수님은 러시아에서 온 연구원에게 수업을 부탁해 과외를 받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0년 큰 태풍으로 수박 농사 피해를 입은 이사님은 해당 지역에서 더이상 농사를 못 짓게 되자 농사를 접고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기로 했다. 이때 자기님에게 큰 힘이 되어준 건 과거 자기님이 뒷바라지를 해줬던 두 동생이었다. 두 동생은 반도체 연구원, LG OLED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자기님은 노벨 수상자 10명을 배출한 러시아 최고 명문 모스크바 물리 기술원에 입학했다가 산업 스파이로 오해 받은 일화를 털어놓았다. 자기님은 "이건 정말 사실이었다. 이 학교에 외국인이고 검정고시 출신이고 나이가 들어 오니까 그 학교에서는 처음이었다. 더군다가 제가 간 학과가 국방 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나중에 학교 교수님들이 직접 얘기해준 거다. 절 산업 스파이로 의심했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한 학기 만에 퇴학 당한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자기님은 "학교에서 시험 일자를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다. 제가 컴퓨터를 못 하니까 아예 시험 보는 날 가지 못했다. 시험 성적이 하나도 없었다. 학교 담당자분이 저한테 와서 짐 싸서 한국에 가야 한다더라. 비자 연장을 해줄 수가 없단다. 짐 정리하고 공항에 갔다. 몇 시간을 기다렸는데 눈물을 흘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3개월 뒤 학교의 연락을 받고 재입학 한 사연도 전했다. 자기님은 "제가 양자역학 과목을 너무 좋아했다. 어떤 강의실 보니까 양자역학 강의해서 노교수님께 청강을 부탁하니 허락을 해주셨다. 청강생이니 학부에 제 이름은 없다. 어느 날 수업을 들으러 갔더니 오늘 시험보는 날이라더라. 우연치 않게 아무런 준비도 못하고 문제를 풀었는데 제가 만점을 받았다"며 "그 양자역학 강의한 노교수님이 양자역학 2학기 시작했는데 제가 안 보이니까 알아본 거다. 퇴학 당한 걸 알게 되어서 총장님께 이 학생이 언어적 문제가 있을 뿐이지 다른 문제는 없다고 부탁한 거다. 학교에서 저에게 이메일이 왔다. 다시 학교에 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유재석은 "세상이 알아본다니까"라며 감탄했다.
결국 자기님은 3학년 때 전과목 A플러스를 받고 정부 장학금을 받았으며 대학교를 수석졸업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에 대서특필 되며 수박 농부였던 과거가 알려졌다는 자기님은 "이 사진 때문에 제가 산업스파이라는 게 다 깨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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