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층 구조의 독특한 맵 구조는 인상적이지만 게임 경험적 특색은 부족

위메이드맥스 '미드나잇워커스'는 좀비 익스트랙션 장르다. 층마다 다른 콘셉트로 구성된 8개 층(맵)에서 좀비 사냥 또는 유저 간의 전투를 통해 아이템을 파밍하고, 최종적으로 탈출 포드를 찾아 생존해야 한다.

익스트랙션은 배틀로얄에서 파생된 장르로 전리품 획득이나 퀘스트 진행 등을 위한 PvE와 유저 간 전리품을 쟁탈하기 위한 PvP를 합친 PvPvE 게임이다. 미드나잇워커스 역시 장르의 문법을 철저히 따른다. 

세션을 거듭할수록 재료를 모으고 상위 아이템을 착용하고, 새로운 능력치 퍽을 사용하는 등 캐릭터가 점점 강해진다. 배틀로얄 장르 파생이지만 명확히 다른 대목이다. 동일한 출발선에서 출발하는 배틀로얄과 달리 유저 간의 힘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익스트랙션은 극한의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재미 요소로 작용하는 독특한 장르다.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위험이 크다. 반대로 성공 시의 도파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하드한 장르인 이유다.

미드 나잇 워커스도 동일하다. 익스트랙션 장르에 익숙한 유저라면 그 구조를 단 번에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조미료로 '좀비'가 추가됐고, 넓은 필드 형식의 맵에서 싸움이 벌어지는 타 게임과 달리 다층 구조의 좁은 '빌딩'에서 진행된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 뉴비에게는 가혹, 올드비에게는 도파민 

- 모션은 느릿느릿하고 답답하지만 해당 장르 대부분이 그러하다 

미드나잇워커스는 굳이 비교하자면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보단 '다크 앤 다커', '던전본', '던전 스토커즈' 등의 던전 크롤러 익스트랙션 게임들과 유사하다. 좀비로 둘러쌓인 빌딩을 온갖 마수들로 가득한 던전으로 비유할 수 있다.

직업 구분도 그렇다. 미드나잇워커스에는 '어썰터'와 '크로우', '트랩퍼', '바텐더' 총 네 개의 직업이 존재하고, 각각 고유한 능력치 퍽이 존재한다. 원작을 해본 유저라면 알겠지만, 상당히 비슷한 퍽들이 여럿 존재한다.

일정 시간이 지날 때마다 맵을 압축시키는 층 폐쇄는 자기장의 역할이다. 앞서 언급한 중세 판타지 익스트랙션 게임들은 자기장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유저를 안전지대 안에 몰아 전투를 권장하고, 게임 템포를 높히기 위함이다.

- 층 폐쇄는 자기장의 역할로 게임 템포를 높힌다 

가스가 가득 차 층이 폐쇄되면 유저들은 이동을 위해 자연스럽게 빌딩 계단과 엘리베이터로 모이게 된다. 폐쇄되는 층에 있던 유저는 생존을 위해 당연히 경유해야 하고, 특정 집단은 이를 기회로 킬을 올리기 위해 접근한다.

자기장 시스템은 장단이 있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알짜베기 아이템이 많이 나오는 랜드마크에 가지 않고, 외각 위주로 안전 지향 플레이를 하며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자기장이 있으면 이런 플레이가 어려워진다.

물론 미드나잇워커스도 사람이 몰리는 인기 파밍지역이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외각에서 소위 '존버'가 불가능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좁은 공간 안으로 사람이 몰리기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파밍이 어렵다. 반대로 올드비들은 교전을 제대로 즐길 수 있으니 좋다.

장르를 처음 해보는 신규 유저는 탈출 한번도 못한 채 계속 죽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앞서 나열한 장르 본연의 재미는 잘 살렸다. 파밍의 재미가 상당히 재밌다. 잭팟을 터르리고 탈출했을 때의 도파민이 폭발한다.

- 파밍한 뒤 생존한 채로 탈출에 성공했을 떄의 도파민은 상당하다 

■ 기본기는 탄탄, 특색은 부족 

- 다층 구조로 나뉜다는 게임만의 특징은 있지만 플레이적으로 큰 변화는 아니다 

개발진은 '플레이의 도박성'을 익스트랙션 장르의 핵심으로 생각했다. 좁은 빌딩을 무대로 설정한 이유도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몰입감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대중성보단 장르 본연의 가치를 선택한거다.

앞서 언급한 존버 플레이가 어렵고 전투 난도가 높은 건 모두 의도된 사항이란 의미다. 나약한 녀석들은 살아남을 수 없는 게 미드나잇워크스의 세계인 셈이다. 그렇기에 접근성이 좋은 게임도 아니다. 장르 마니아들을 저격한 게임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게임 경험적으로 미드나잇워커스만의 특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앞서 차별점으로 내세운 좀비나 다층 구조의 빌딩 맵도 게임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오는 요소는 아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미 많이 먹어본 맛'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 정도다.

- 상인 시스템은 장르 문법 그대로다 

인레이드 아이템 경매장인 '토끼굴(래빗홀)' 디자인이 참신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상인 시스템이나 능력치 퍽, 게임 방식 등 사실 큰 차이가 없다. 좀비로 특정된 미드나잇워커스는 몬스터 배리에이션도 상당히 적은 편이다.

달리 표현하면 "장르의 인기 포인트를 잘 따라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던전 크롤러 익스트랙션은 춘추전국시대다. 해당 장르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다크 앤 다커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유저가 대폭락한 탓이다. 

많은 이들이 대체 게임을 찾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장르 문법을 잘 따라했다는 건 분명 장점이 될 수 있다. 기본기가 탄탄해야 변주도 줄 수 있는 법이다. 기본이 없는데 게임 특색만 부여하는 것만큼 의미없는 상황도 없다.

다만,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밸런스이나 모션, 서버 상태 등에서는 점검이 필요해보인다. 특히, 서버의 경우 플레이 도중 로비로 튕기는 현상이 간헐적으로 계속 발생했다. 최근 최적화 문제로 여러 게임이 몸살을 앓는 만큼 빠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 경매장 디자인은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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