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과학기술인대회 독립운동가 후손 과학기술인과의 만남 세션
한인과학기술인대회 독립운동가 후손 과학기술인과의 만남 세션 [과총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할아버지께서 국가가 발전하려면 산업이 발전해야 한다는 말씀을 늘 하셨는데 저희 집안의 지표가 됐다. 과학기술 보급에도 관심이 많으셨는데 저도 공대를 간 게 그 영향이 있었지 않나 한다."
독립운동가 한기악 선생의 손자인 한민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9일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에서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독립운동가 후손 과학기술인과의 만남' 세션에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한 교수는 비정질실리콘 및 박막트랜지스터 분야의 1세대 연구자로 여러 업적을 쌓았다. 아버지인 고(故) 한만춘 교수도 우리나라 전기공학 박사 1호로 2017년 과학기술유공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션에 참여한 전 세계 각지 독립유공자 후손 7인은 이날 독립유공자의 업적을 회고하고 과기인으로 살고 있는 이유 등에 대해 소개했다.
독립운동가 김복형 선생의 손자인 김광릉 중국 국가전망공사상해지사 정보센터 기술사는 "할아버지께서는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과학과 기술에 힘써 조국을 건설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라는 유언장을 남기셨다"며 이를 새겨 아버지도 일생동안 엔지니어로 일했다고 소개했다.
김 기술사는 "저도 수십년간 일해 온 그저 평범한 기술자일 뿐이지만 저 역시 기술과 과학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세션에서 발표하는 한민구 서울대 명예교수(가운데) [과총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자기 뿌리를 찾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에 들어왔다 할아버지인 신을노 선생이 독립운동가인 걸 알게 돼 올해 건국포장을 받고 특별귀화도 신청한 글렌 윈켈(신대현)씨는 "우리 가족 중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며 "할아버지 공헌이 나라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데 깊은 영광을 느낀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교육기업을 창업한 그는 "한국은 작은 나라고 제한된 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발전시킬 기술과 역량 자원을 갖춰야 한다"며 "우리가 과학에 열정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지응진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지청룡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할아버지가 독립운동하신 건 한국이 속국으로 사는 게 아니라 자유 국가로 사는 게 마땅하다는 근본 원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저도 우주의 근본 원리를 깨닫기 위해 저 나름대로 공부해 왔는데, 그런 정신에서 통한다는 생각이 들고 어렸을 때 할아버지 기억이 생활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줬다"고 회고했다.
행사에는 허상기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강동현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책임연구원, 손수용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손석호 미국 메모리얼슬론케터링암센터 박사후연구원, 최재형 독립운동가 후손인 최재현(일리야 최) 인천대 전자공학과 학생 등도 참여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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