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는 자발적인 투자 생태계 조성…학계는 인재 양성
보안업계는 차세대 보안 R&D…시민은 생활 속 실천 선언
정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안심 국가 구현' 약속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제14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 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에 우리나라가 디지털 안전 국가를 실현하려면 기업·학계·정부·시민이 하나 되어 정보보호 생태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모였다. 정보보호는 비용이 아닌 생존을 위한 투자이며, 정부는 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9일 서울 용산에서 제14회 정보보호의 날을 맞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정보원,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정보보호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AI 시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안심 국가 구현’을 주제로, 대한민국 모든 구성원이 원팀(One-Team)이 돼 국가 전반 사이버보안 체계의 대전환을 통해 기초가 튼튼한 AI 시대를 준비한다는 의미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이어 국민 대표단 4인의 사이버 보안 릴레이 비전 선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보안에 대한 자발적인 투자 생태계 조성(산업계), 정보보호 핵심 인재 양성(학계), 차세대 보안 R&D(보안업계), 생활 속 실천(일반시민) 등 각자의 관점에서 정보보호에 대한 의지를 다짐했다.

먼저 기업들은 고객 신뢰 확보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정보보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혁신본부장은 "기업들은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AI 전환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또 한편으론 고객 신뢰와 기업의 기대 수명을 유지하기 위해 정보보호라는 높은 벽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기업들은 모든 리소스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서 두텁게 쌓으려고 하고 있다. 사이버 공격에 뚫릴 경우 국가 안보나 국민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정보보호 비용이라는 말은 거의 사라졌다. 정보보호 투자라고 얘기를 한다"며 "이제 기업들은 최우선 경영 전략의 과제로 정보보호 투자에 힘을 쓰고, 나아가 디지털 안심 국가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 에서 정보보호 유공 표창 수상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학계에서는 AI 시대를 뒷받침할 정보보호 인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박영호 한국정보보호학회장은 "고도화된 사이버 위협과 빈번한 실내 사고 속에서 AI 시대를 선도할 국가는 기술뿐만 아니라 인재를 갖추는 나라일 것"이라며 "그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대한민국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체계적인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학계는 교육과 연구를 통해서 인재를 배출하고, 정부는 제도적인 기반과 정치적인 지원을 마련하고, 기업은 현장에 맞는 정보보안 인력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며 "이런 협력이 성사될 때 미래를 이끌어나갈 보안 인재들이 탄생하고 자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정보보호학회는 지난 35년간 사이버 보안을 위해서 한국과 기술을 연구하고 협력해 왔다. 앞으로도 정보보호 핵심 인력 양성을 통해서 AI 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산업계에서는 정부의 정보보호 분야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는 "AI와 양자 기술 등 디지털 신기술이 우리 사회와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동력이다. 동시에 이런 기술들은 기존의 정보보호 체계들의 근본을 흔들고 있다. 새로운 위협이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위협을 돌려주는 그런 시대가 됐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2025. 07. 09. odong85@newsis.com

그는 "정보 보안 기업들은 기존의 AI 보안, 양자 내성 암호화 등 새로운 신기술 개발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다"며 "정부의 국가적인 R&D(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 민간과 공공기관이 함께 실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도 필요하다. 글로벌 수준의 국제 표준화 연계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가 정보 보호에 대한 투자를 좀 더 깊이 지원해 준다면, 우리 정보 보호 기업들은 대한민국이 디지털 시대에 제일 안전한 국가로 만드는 데 웃을 수 있도록 그 심장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술에 투자해야만 디지털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보 보호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의 일원으로서 디지털 안전 국가의 주춧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민간 대표는 국민이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단상에 오른 성신여자대학교 학생은 "우리는 AI와 디지털이 일상이 된 삶을 살고 있다. 동시에 사이버 위협 또한 우리 일상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며 "국민이 무방비한 상태로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지 않도록 국가가 앞장서 국민 생활의 보안을 강화하는 정책과 예방 중심의 보안 교육, 그리고 신속한 사고 대응 및 피해 복구 시스템을 마련해 주시기를 요구한다"고 전했다.

'AI 시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안심 국가 구현'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정부는 ▲사이버보안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제도 재정비 ▲기업의 책임감 있는 보안을 위한 이정표 제시 ▲사이버 복원력 확보 ▲지역·중소기업의 보안 역량 강화 ▲정보보호산업 육성 및 보안 인재 양성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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