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8강 경기 중 땀 닦는 프리츠.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전자판독기가 잇따라 고장이 났다. 인식을 못하거나 오인을 하고 있다.
윔블던 전자판독기는 올해 처음 도입됐다. 올 대회부터 선심을 없애고 전자 판독기를 도입해 공의 라인아웃 여부를 판정하고 있다. 예선부터 본선까지 모든 코트에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샷이 라인을 넘었는지를 판독해 알려주는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전 코트 걸쳐 400대가 넘는 카메라가 설치됐다.
그런데 지난 6일에 이어 8일(현지시간)에도 테일러 프리츠(미국)와 카렌 하차노프(러시아)의 대회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사달이 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리츠는 첫 두 세트를 가져갔으나 세 번째 세트에선 1-6으로 완패했다. 네 번째 세트 첫 게임에서 15-0으로 앞서 있었다. 이때 프리츠가 서브하는 상황에서 ‘폴트’가 잘못 선언됐다.
스웨덴 출신의 심판 루이즈 아제마르엥젤은 경기를 멈추고 전화로 문제를 확인하더니 “시스템 고장으로 마지막 포인트를 재경기한다. 지금은 시스템이 정상 작동 중”이라고 관중들에게 말했다.
윔블던을 주최하는 올잉글랜드 클럽은 “볼보이·볼걸(BBG)이 네트를 넘어가는 동안 선수의 서브 동작이 시작돼 라인 판독 시스템이 플레이의 시작을 인식하지 못했다. 따라서 주심은 해당 포인트를 재경기하도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프리츠는 결국 하차노프를 3-1(6-3 6-4 1-6 7-6<7-4>)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전자 판독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선수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지난 6일엔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러시아)와 소네이 카텔(영국)의 여자 단식 16강 경기 중 전자 판독기가 작동을 멈췄다.
라인 밖에 떨어진 카텔의 샷에 아웃 판정이 내려지지 않았고, 해당 게임을 카텔이 가져갔다. 경기 결과는 파블류첸코바의 2-0 승리였으나 잘못된 판정에 승패가 바뀔 뻔했다. 파블류첸코바는 문제의 게임을 마친 뒤 주심에게 항의하며 “게임을 도둑맞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날 전자 판독기 오작동을 직접 경험한 하차노프와 프리츠는 전자 판독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하차노프는 “인간 선심을 선호한다. 그들이 없으면 코트가 너무 외로워진다”면서 “전자 판독은 매우 정확해야 하고, 실수가 없어야 한다. 왜 이런 오작동 사례가 발생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프리츠는 “여기저기서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경기 중에 라인 아웃 여부를 두고 챌린지할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에 전자 판독이 훨씬 나은 것 같다”고 했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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