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
이러한 폭염에 열사병이나 열탈진 증세를 보이는 온열질환자도 벌써 1천 명에 육박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를 넘었습니다.
그런데 온열질환자는 저소득층에서 2배나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배주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약 5백 명이 모여 사는 서울 돈의동 쪽방촌.
기온이 37도까지 올라간 오후 2시쯤 열화상 카메라를 비춰봤습니다.
건물 표면온도가 60도에 육박합니다.
[쪽방촌 주민] "낮에 방에 있으면 더워서 찜질한다니까. 땀을 뻘뻘 흘리고…"
비슷한 시각 2.5킬로미터 떨어진 대단지 아파트.
기온보다 살짝 높은 40도 정도입니다.
건물 단열 성능이 다르다 보니 20도 가까운 차이를 보이는 겁니다.
실내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햇볕도 거의 안 드는 방이지만 쪽방 안은 30.6도가 찍힙니다.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실내 온도, 26도보다 훨씬 높습니다.
[쪽방촌 주민] "밖에 나가서 그늘에 앉아 있지. 3시간 4시간 앉아 있으면 좀 마음이 풀리고, 방에 있으면 답답하고…"
반면, 대단지 아파트는 복도에만 들어가도 바깥보다 기온이 10도 정도나 낮아집니다.
온열질환을 막으려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하지만, 쪽방촌 주민은 마실 물 조차 충분치 않습니다.
[쪽방촌 주민] "정수기 있는 집 가서 '죄송합니다' 하고… 정수기 물 뜨러 가는 게 너무 힘들어."
이런 상황은 수치로도 드러났습니다.
올 들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건강보험 가입자는 10만 명당 1.66명.
반면 국가의 의료비 지원을 받는 의료급여 수급권자들은 10만 명당 3.28명이나 됐습니다.
저소득층이 온열질환에 2배 정도 더 많이 노출됐다는 뜻입니다.
이런 격차는 에어컨 같은 냉방시설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환경 차이가 만들었다는 분석입니다.
[김흥순/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물이라든지 녹지 공간 이런 것들이 도시 열을 낮추는 데 있어서 효과적입니다. 근데 대부분 보면은 그런 곳들이 소득이 높은 분들이 거주하는 지역이 많죠."
서울에선 연 평균소득이 1백만 원 낮아질 때마다 온열질환자가 1제곱킬로미터당 12명씩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불평등한 재난이 되지 않도록 저소득층이 모인 곳에 무더위 쉼터와 안개분사기 같은 폭염 대피시설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영상취재 : 위동원, 전인제 / 영상편집 :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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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위동원, 전인제 / 영상편집 : 배우진
배주환 기자(jhba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5/nwdesk/article/6733567_367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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