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 통보 전국 27곳 도내 8곳
김병주 회장 청문회 불참 대책 한계
노조 “새로운 기업 인수 흑자 전환”
해지 철회하고 통매각 필요성 강조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지 120일을 넘긴 가운데, 8일 경기도내 한 홈플러스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7.8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경영 악화 등으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지 120일을 넘긴 가운데, 여전히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8일 오전 경기도 내 한 홈플러스 점포에서 만난 입점업체 관계자 전모(55)씨는 출구 없는 ‘홈플러스 사태’에 지칠 대로 지친 모습이었다. 10년 전 이곳 점포에 입점해 한 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홈플러스가 경영난에 허덕이면서 올해 초부터 폐점 얘기가 나오자 이미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 놓고 점포 밖 다른 자리를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답이 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점포는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개시 후 계약 해지를 통보한 점포 27곳(전국) 가운데 한 곳이다. 해당 점포를 포함해 도내에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곳은 8곳으로, 홈플러스는 점포 임대인과 임차료 협상이 결렬된 곳들을 계약해지 대상으로 정했다.
점포 폐점 관련 불안감이 고조되자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정치권을 향해 추가 청문회 개최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업회생 개시 이후 국회에서 홈플러스·MBK파트너스 대상 청문회가 진행됐으나 핵심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고용책 마련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아 국회에서 제기된 경영 문제를 풀기엔 한계가 있었다.
8일 경기도내 한 홈플러스 앞에 걸려 있는 현수막의 모습. 2025.7.8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은 8일 서울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부 점포 계약 해지는 철회돼야 한다”며 “무능한 경영진의 경영으로 문제가 됐던 홈플러스 운영 적자는, 새로운 기업 인수로 흑자 전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사가 새로운 기업 찾기를 통한 M&A 시도에 나선 만큼, 일부 점포에 대한 계약 해지를 철회하고 통(점포 전부)매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계약 해지가 통보된 점포와 관련, 이들이 운영을 이어갈 수 있게 건물 임대주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사의 금전적인 부담을 줄이는 방향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궁극적인 목적은 점포들의 문을 닫게 하지 않는 데 있다”며 “이미 몇몇 점포들은 재계약이 이뤄졌으며, 남은 고용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조수현 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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