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팀' 역할 필요"…국민의힘엔 "환골탈태 쉽지 않아, 안 하면 소멸"

지난 6.3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을 지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한 달에 대해 후한 평가를 하며, 다만 지나친 자신감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전 장관은 8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 취임 한 달에 대한 점수를 매겨본다면?'이라는 질문을 받고 "저는 한 90점 주겠다"고 호평했다.

그는 "상당히 뛰어나게 지금 정부를 지휘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웬만큼 준비된 분이 아니면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아주 심혈을 기울이는데,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의 준비가 더 중요한 것인데 미처 이 준비가 없이 당선되면 당선되고 나서는 뭘 할지 모른다. 그래서 국정이 망가지는 것"이라고 과거 대통령들의 사례를 짚었다.

그는 "(그러나) 이 대통령 취임 초 한 달을 보면 상당한 준비가 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 사례로 취임 한 달 기자회견을 들었다. 그는 "한 달 만에 기자들하고 회견을 했지 않느냐"며 "과거 대통령들은 사전에 질문지 다 받고 답변 다 준비해서 해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는데 이 대통령은 일절 그런 것 없이 즉석에서 질문받고 대답하지 않았나. 얼마나 대단한 자신감의 표시인가"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는 청와대 공보수석을 한 사람이라 대통령 기자회견을 여러 차례 준비를 해봤는데 보면서 부럽더라고. 저런 사람 밑에서 내가 수석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도 했다.

윤 전 장관은 다만 "오히려 걱정하는 게, 너무 자신감이 지나치면 실수하기 쉬운 법"이라며 "자신감이 지나치지 않게 경계하라는 얘기를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경계해야 한다. 자신감이 지나치면 실수하기 쉽고 오판하기 쉽다"며 "그러니까 누군가 앞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라고 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하나 절대로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감도 굉장히 필요한데 지나치면 곤란하다"고 거듭 강조하며 "물론 언론이 상당 부분 그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되니까 제도적으로 그걸 하도록 직책에 돼있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고 대통령실 참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편 한때 '보수의 책사'로 불렸던 윤 전 장관은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서는 "그 세력은 정말로 환골탈태를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소멸할 것"이라면서도 "환골탈태를 해야 되는데 이게 제도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이미 국회의원으로 돼있는 분들은 어떡할 거냐"며 "제가 알기로도 그 분들은 개인적으로는 (쇄신을) 하고 싶은 의욕이 있는 분들이 있는데, 자기 지역 유권자들은 (같은)생각이 아니니까 표로 (당선)되려면 또 유권자 정서에 부응해야 되는 딜레마가 있더라"고 했다.

그는 "그 지역의 유권자 되시는 분들이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혁신이 어렵다)"라며 "TK든 PK든 소위 지금 국민의힘 세력 기반이라는 그 지역의 의원들인들 왜 생각이 없겠나. 유권자 정서가 그러니까, 표를 얻어야 되니까 그걸 맞추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차기 대표 후보군으로 김문수·안철수·나경원·조경태 등 인사가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관심 없다"며 "지금 그 당이 그렇게 해서 수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윤여준,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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