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관세율 기존과 같은 25% 예고…트럼프, 협상 가능성 시사
위성락, 美국무에 한미정상회담 제안…"합의 위해 긴밀 소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도움을 받아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표시한 차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겠다면서도, 발효 시점을 본래 예고한 이달 9일에서 다음 달 1일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약 3주의 시간을 벌게 됐다. 정부는 합의 도출을 위해 협상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오는 8월 1일부터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물 서한을 한국 정부에 전달하기 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먼저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구체적으로 △한국·일본·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튀니지 25% △남아프리카공화국·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30% △인도네시아 32% △방글라데시·세르비아 35% △태국·캄보디아 36% △라오스·미얀마 40% 등의 관세율이 적시돼 있다.
우리나라에 부과된 세율 25%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처음 발표한 상호관세와 같은 수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상호관세 발표 후 4월 9일 이를 90일 유예하고 여러 국가와 무역 협상을 진행해 왔다.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오는 9일부터 한국은 10%가 아닌 25%의 상호관세를 적용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다음 달 1일까지 미국을 설득해 관세를 낮출 시간을 번 셈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한국과 무역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상호관세율을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류정민 특파원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남은 기간 합의 도출을 위해 본격적인 협상에 임할 계획이다.
현재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관세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한 상태다.
위 실장은 이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한미 안보실장 협의를 가졌다.
우리 측은 "조속한 시일 내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제반 현안에서 상호호혜적 결과를 진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 측은 공감을 표하며 "한국을 포함해 주요국 대상 관세 서한이 오늘 발송됐으나 실제 관세 부과 시점인 내달 1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양국이 그전까지 합의를 이루기 위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길 바란다"며 추가 협상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통상 당국 역시 남은 시간을 활용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결과물을 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짧은 시간 동안 '국익 최우선' 원칙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현실적으로 모든 이슈에 대해 합의 도출까지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서한으로 8월 1일까지 사실상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연장된 것으로 보고,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남은 기간 상호 호혜적인 협상 결과 도출을 위해 협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 측의 주된 관심사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국내 제도 개선, 규제 합리화 등과 함께, 양국 간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통해 핵심 산업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대책 회의를 열고 관세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회의에는 대통령실 경제성장수석, 안보실 제3차장, 산업정책 비서관과 국무조정실장, 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외교부 차관이 참석한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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