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유 추기경 대통령실 접견…종교계 인사 첫 만남
李 "새 정부 남북 관계 개선 노력…교황청 지원 기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유흥식 추기경을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0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유흥식 추기경을 만나 레오 14세 교황의 방북을 제안하며 교황청이 남북 관계 개선에 기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의 이 대통령 교황청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이 대통령과 유 추기경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접견해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1963년 수교 이래로 한-교황청 양국 간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양측 간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교황청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유 추기경 역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도 한국 및 새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계기를 통해 양국 간 소통과 협력을 이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릴 교황청 행사인 '세계청년대회' 를 언급하며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유 추기경은 감사 인사를 전하고 교황청으로서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교황청이 한반도 평화에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해온 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로서도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 조치를 통해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 중인 만큼 교황청의 계속적인 지지와 지원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도 남북 관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유흥식 추기경을 접견, 안내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07. bjko@newsis.com
접견에 앞서 이 대통령은 유 추기경이 대통령실에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집무실 입구에 서서 유 추기경을 직접 맞이했다.
유 추기경이 대통령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네자, 이 대통령도 "반갑다. 언제 (한국에) 오셨냐"며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추기경님의 대통령실 방문을 환영한다"며 "선거 때 애 많이 써주시고 말씀도 잘해주셔서 개인적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한국의 천주교회가 인권과 평화에 관심이 많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데도 참으로 큰 역할을 해줘 국민들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2027년 세계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레오 14세 교황이 방한할 가능성을 언급하자 유 추기경은 "(교황이 한국에) 당연히 오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교황이 한국) 오시는 길에 북한도 한번 들러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한반도 평화에 관심도 많으신데"라고 말했다.
이에 유 추기경은 "교황이 (선출)됐을 때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교황과 무언가 크게 이뤄지는 느낌이 강하게 이뤄졌다"며 "제가 몇 자 요약된 것을 적어서 (교황에게) 드렸다. 2027년에 레오 14세 교황이 한국에 오면서 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것은 저의 기도이고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며 "(교황에게) '대통령을 로마에 오라고 초청해도 되겠나'라고 했더니 (교황이) '물론이다. 초청하라'고 제게 말했다. 교황 인사와 교황의 구두 초청을 제가 전해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알겠다"며 "가능하면 2027년 (교황이) 한국에 오기 전 교황을 한번 찾아 알현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의 평화와 한반도의 안정, 이런 문제에 대해 천주교가 각별한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데 그 이전이라도 남북 관계 개선에 교황청이 특별한 기여나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종교계 인사를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추기경은 그간 이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가교 역할을 자처해왔다. 앞서 유 추기경은 이 대통령에게 가능한 연내 교황청을 방문해 교황을 접견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으며 이 대통령도 가까운 시일 내 교황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교황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서신을 유 추기경 자신이 전달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wander@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