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번역 솔루션 출시한 '딥엘' 데이비드 패리존스 CRO
실시간 자막통해 다국어 소통
영상회의 언어장벽 완화 기여
이젠 챗GPT도 AI번역 경쟁자
품질 높여 기업눈높이 맞출것
시시각각 변하는 인공지능(AI) 세계에서 AI 기반의 언어 특화 서비스로 독보적인 지위를 갖춰가는 곳이 있다. 2017년 독일에서 시작해 이제는 전 세계 20만곳의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딥엘이다.
최근 매일경제가 영상으로 만난 데이비드 패리존스 딥엘 최고수익책임자(CRO)는 모든 고객 관리와 지원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딥엘은 지난해 기업용 상품인 '딥엘 포 엔터프라이즈', 음성 번역 솔루션인 '딥엘 보이스'를 출시하는 등 고객들 니즈에 맞춘 서비스를 대거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패리존스 CRO는 "핵심 제품인 번역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딥엘 보이스가 팀즈 환경에 탑재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영상회의 플랫폼인 줌에도 탑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딥엘의 음성 번역 솔루션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즈에 통합돼 있다. 팀즈를 사용한 미팅의 참석자들이 각자의 언어로 말하면, 다른 참석자들은 실시간으로 번역되는 자막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전 세계 영상회의 시장은 줌과 MS 팀즈의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만큼, 줌으로도 딥엘 솔루션이 들어가게 되면 이제는 영상회의에서 언어의 장벽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딥엘 솔루션은 모두 번역에 들어가는 시간과 자원을 절약해주고 정확한 결과물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패리존스 CRO는 "지난해 포레스터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딥엘 솔루션 사용 시 기업들의 내부 문서 번역 시간이 90% 절감됐다"며 언어의 장벽을 허물고 효율성을 강화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영어권 국가인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은 딥엘의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야레크 쿠틸로프스키 CEO도 한국을 거의 매년 찾으며 국내 고객사들과 만나고 있다.
패리존스 CRO는 "딥엘의 급성장 배경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일본이 있다. 번역 서비스에서 이 지역은 매출의 45%를 차지한다"며 "특히 일본이 2대 시장이고, 한국이 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은 영어 구사도 측면에서 수준이 비슷하고, 다국적으로 활동하는 대기업이 많아 고품질 번역 수요가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본에서는 다이와증권이 실적 관련 자료를 전 세계에 공개하는 과정에 딥엘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으며, 후지필름과 NEC도 딥엘의 대표 고객사다. 국내에서는 야놀자와 롯데이노베이트, 번개장터 등이 딥엘을 활용하고 있다.
아직 딥엘은 현재 아시아 국가 중 일본에만 지사를 두고 있는데, 한국 지사 또한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설립을 검토 중이다.
패리존스 CRO는 "딥엘은 한국에서 성장을 위해 계속 번역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성장을 위해서는 현지 팀이 필요하다. 정확한 일정을 약속드릴 수는 없지만 (한국 지사가) 자연스러운 전개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서비스 또한 주 기능은 아니지만 준수한 수준의 번역도 수행하며 번역기를 위협하고 있다.
딥엘 또한 이들을 경쟁사로 보고 경쟁하는 구도다. 패리존스 CRO는 "딥엘은 번역 전문 기업이기에 정확도나 혁신적인 언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차별점"이라면서 "번역 품질을 비교해봤을 때 챗GPT와는 격차가 조금 좁혀지긴 했다. 정기적으로 테스트하면서 계속해 품질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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