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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범람한 미 텍사스주 샌 가브리엘 강.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텍사스 폭우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행정 당국의 늑장 경고와 안이한 대처가 막대한 인명 피해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미국 AP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날 텍사스주 중부 지역 커 카운티 등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51명으로 늘었다.

실종자 수색이 진행되면서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기독교단체가 이 지역에서 연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에 참가한 여자 어린이 27명의 행방도 확인되지 않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당국은 실종자가 총 몇 명인지에 대해선 밝히지 못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당국이 홍수로 인한 급류 위험이 높은 지역에 있던 캠프와 주민들에게 적절한 경고를 했는지, 충분한 대피 준비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커 카운티에서 시작돼 샌안토니오 쪽으로 흐르는 과달루페 강은 폭우로 인해 45분 만에 약 8ｍ 높이만큼 불어나 범람했다. 하지만 당시 강 언덕 캠핑장은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를 맞아 인파가 가득한 상황이었다. 특히 여자 어린이 750명이 100년 이상 역사를 지닌 ‘캠프 미스틱’에 참가 중이었다. 현장에서 구조된 13세 소녀는 “캠프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전했다.

날씨 데이터를 제공하는 민간기업 아큐웨더는 자사와 국립기상청(NWS)이 폭우가 오기 수 시간 전 돌발성 홍수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아큐웨더는 성명에서 “이 경고는 당국자들이 캠프 미스틱과 같은 캠프와 사람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어야 했다”며 “특히 폭우가 쏟아진 힐 컨트리 지역은 지형적 특성과 다수 수로로 인해 미국에서 돌발 홍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당국과 공무원들은 해당 지역에서 수개월 분량의 비가 한꺼번에 내릴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커 카운티의 최고위 선출직 공무원인 롭 켈리 판사는 “우리는 비가 오는 것도, 강이 불어나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이 정도일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커 카운티가 6∼7년 전 토네이토 경보 시스템과 유사한 홍수 경보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자금 문제로 계획이 착수되지 못했다”고 했다.

텍사스주는 많은 도로가 침수된 상황에서 헬리콥터·보트·드론 등을 동원한 수색에서 현재까지 85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NWS는 “추가 폭우와 급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고, 오스틴과 샌안토니오 일부 지역을 포함한 중부 지역에도 홍수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했다.

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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