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업 보장…시장·직원 동요 최소화"
관리인불선임…9월29일까지 회생계획안 제출

서울회생법원 전경/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박혜연 이형진 기자 = 정육각과 초록마을이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4일 법원이 정상영업 보장을 위해 당일 회생절차를 시작하며 사업 계속을 위한 포괄허가도 내렸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8부(수석부장판사 양민호)는 이날 오후 5시 회생절차 개시결정 및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란 정상영업을 계속하기 위한 것으로 매입매출 등 상거래 대금 지급, 가맹점주에 대한 대금 지급, 직원 급여 지급 등을 정상 이행하도록 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랜차이즈업 또는 유통업을 하는 채무자 회사들의 특수성상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하루라도 지연될 경우 협력업체 및 소비자의 불안감이 확산돼 자칫 납품이나 매출 등 영업 자체가 중단될 위기가 큰 점"을 꼽았다.

또한 "회생신청으로 인한 영업중단을 막고 정상영업을 보장함으로써 채무자 회사들의 계속기업가치를 보존하고 시장 및 직원의 동요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는 점, 이는 결국 채무자 회사들에 대한 협력업체, 프랜차이즈 영업 관련 전국 200여 개 가맹점주들(초록마을), 소속 근로자들 및 일반 소비자들 등 채무자 회사들을 둘러싼 다수 이해관계인들의 권익보호에 도움이 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채무자 회사들의 영업 및 재정 현황, 채권채무 등 권리관계, 회생신청의 배경 및 원인 등을 고려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하면서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는 결정(관리인불선임)을 했다. 이에 따라 현재 김재선 대표이사가 그대로 관리인으로 간주된다. 다만 향후 경영진에 위법사항이 드러날 경우 교체될 수 있다.

재판부는 오는 21일까지 채권자 목록을 제출하게 했다. 채권 신고 기간은 다음달 8일까지, 채권 조사 기간은 다음달 18일까지다.

주요 채권자들로 구성된 채권자협의회는 채무자 회사와 재무구조개선 등 회생절차 진행 전반에 걸쳐 협의를 하게 된다. 나아가 채권자협의회 등의 추천을 받아 선임될 구조조정 담당임원(CRO)이 채무자 회사의 자금수지 등을 감독하게 된다.

조사위원으로는 신한회계법인이 선정됐다. 조사위원은 9월 1일까지 △회생절차에 이르게 된 사정 △재산가액의 평가 △사업을 계속할 때의 가치(계속기업가치)와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청산가치) 평가 등을 조사한 내용을 보고서로 만들어 제출해야 한다. 또 이를 토대로 채무자 회사들은 회생계획안을 9월 29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앞서 정육각과 초록마을은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지난 2일 양사가 시범실시 중인 회생신청 전 채무조정제도인 'pre-ARS'를 신청했고, 조정재판부는 청문절차에서 채무자 회사들의 현재 영업 및 재정현황, 채권채무 등을 종합한 결과 회생법상 일반 기업회생신청을 하기로 했다.

초록마을은 대표자 심문절차에서 경기침체, 소비심리 위축 및 원재료비 증가 등으로 폐점 가맹점이 증가하면서 매출 급감 및 영업손실이 누적됐고, 이와 더불어 '티메프' 사태로 선입금을 요청하는 물품 공급업체들이 늘어 재정건전성이 악화돼 실질적으로 부채초과 상태라고 했다.

정육각은 2022년 초록마을 인수과정에서 관련 투자자의 계약 미이행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자산 매각 실패 및 경기 침체 등으로 영업손실 누적이 지속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고 회생절차 배경을 설명했다.

양사는 향후 법원 판단에 따라 구조적 재편 및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초록마을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 물류센터, 고객센터 등 핵심 사업 부문은 기존과 같이 운영하고 특히 공급망의 안정적 유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은 회사를 멈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존 가능성과 실질적 회복 여지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책임 있는 방향으로 변화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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