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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면서 평균 전망 수준이 1년 4개월만에 높아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재정정책 확대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0%대 저성장 가능성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4일 국제금융센터가 글로벌 IB 8곳의 한국 경제전망을 집계한 결과 6월말 평균 전망치는 0.9%로 나타났다. 전달 0.8%에서 0.1%포인트 높아졌다. 8개 I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높아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4개월만에 처음이다. 올해만 놓고 봐도 1~2월 1.6%였던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3월 1.4%, 4~5월 0.8%로 하락세가 뚜렷했다.

지난달 전망치를 높인 것은 3곳이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가 0.8%에서 1.0%로 전망치를 0.2%포인트 높였다. 0%대 성장이 아닌 1%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영국 바클레이즈는 1.0%에서 1.1%로, 스위스의 UBS는 1.0%에서 1.2%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높였다. 1%대 초반까지 성장률을 높이는 게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앞서 지난 5월 성장전망을 0.7%에서 1.1%로 높인 후 지난달엔 이를 유지했다. JP모간(0.5%), 씨티(0.6%), HSBC(0.7%), 노무라(1.0%) 등은 지난 4월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후 아직 움직임이 없다. 이들 중 일부가 상황변화를 고려해 성장 전망을 올릴 경우 한국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1%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IB들의 평균 성장전망이 상승한 것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안정성 확대와 적극적인 확장 재정 기조가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급격히 확산했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성장 하방 요인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직후 추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은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일(현지시간) 외신 인터뷰에서 "추경 패키지가 올해 성장률을 약 0.2%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완화에 따른 수출 개선 기대 등도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은 중국과 강대강 대결을 펼치다가 무역합의를 통해 갈등을 다소 해소했다.

다만, IB들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예상보다 늦출 수 있는 점은 성장에 부담을 주는 변수로 언급했다. 시장에선 한은이 오는 1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집값 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채 우려를 근거로 기준금리를 연 2.50%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변수는 다음 금리 인하 시기다. 다음달 추가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가계부채 흐름을 보고 4분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나온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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