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8월 중순 전당대회' 개최 논의 중
안철수·김용태 등 잠재 후보들 움직임 활발
'韓 당권 도전'엔 "실익 없다" vs "개혁 적기"
재보궐선거 출마설 등 향후 활동 더욱 주목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차기 당권에 재도전할지 여부를 놓고 당 안팎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내 계파 구도가 재편되면서 당권 도전이 예전만큼 쉽지 않은데다, 설령 대표가 된다 하더라도 현재 상황에서 실익이 없단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일각에선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원내에 입성하는 시나리오를 우선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여전히 한 전 대표가 당권을 장악해 자신이 주창한 혁신과 개혁을 이뤄 보수재건을 이뤄내기에 지금만큼 적기도 없단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만큼, 향후 그의 결정에 따라 보수 정치 전체가 크게 흔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8월 중순 개최를 목표로 전당대회를 준비 중이다. 현 임시 지도부 체제로 거대여당과 맞서기는 어려움이 있는만큼 하루 빨리 새 공식 지도부를 임명해 안정감을 가져와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미 당 안팎에서 여러 당권 후보들의 움직임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과 25일 각각 대구와 부산을 찾아 민심 투어를 진행했고, 27일엔 인천을 방문했다.
이른바 '5대 혁신안'을 제시해 판을 흔들었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21일 제주를 시작으로 인천·강원·울산·충청 등을 돌며 잠재적 당권 후보로 급부상한 상황이다.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당 안팎 인사들을 두루 만나면서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한 전 대표는 최근 공식 행보는 자제하고 있지만, 공개 행보를 지속하면서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6일 대구에서 열린 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 참석해 뮤지컬을 관람하거나, 지난 24일에는 한국영화를 주제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등 '공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불참을 비판하거나 민주당이 통과시킨 검사징계법 등에 대한 날선 반응을 꺼내며 정권 비판 기능 역시 수행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한 전 대표가 당대표 출마를 심각하게 고심하고 있단 얘기가 나온다. 심지어 친한(친한동훈)계에서도 출마 여부를 두고 찬반이 나뉘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원내대표 선거 이후 불출마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친한계인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은 (당권 도전 가능성을) 4 대 6 정도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한 전 대표가 뜻을 밝힌 적은 없지만, 그와 소통하는 분들이 부정적 기류를 많이 전달하고 있다"며 "원내대표 선거 보셨지 않느냐. 변화와 쇄신, 말로 외치지만 현실은 그렇다. 당선이 되더라도 우리 당의 이런 지형에서 대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뭐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처럼 당내에선 한 전 대표의 당권 도전에 대해 '실익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만약 한동훈 전 대표가 진짜로 전대에 나와서 정말 당대표가 된다면 차기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에서도 사활을 걸 지선에서 만족할 결과를 얻지 못하면 한동훈 책임론이 일텐데, 지선까지 패배하게 되면 한 전 대표의 정치인생은 사실상 끝"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한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이 불발될 경우 당 안팎에선 그의 재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일각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전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이나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지역구였던 충남 아산을 등을 거론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역시 험지를 넘어 사지(死地)에 가까운 지역구들이라, 등떠밀기가 아닌 다음에야 현실성이 있는 주장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여전히 한 전 대표가 당권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역대 최대 위기에 빠진 보수정당의 개혁과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한 전 대표 만큼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주장에서다. 특히 친한계에서도 원내와 원외 측근들 사이에 온도차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친한계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 전략부총장은 최근 CBS라디오에서 "한동훈이라고 하는 존재는 정말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다. 그런데 동시에 최종 병기이기도 하다"며 "한동훈마저 무너지면 보수 재건이고 혁신이고 이건 이제 사라진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을 펼치는 이들은 지금 당이 혁신에 성공하지 못하면 보수가 공멸할 수 있단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민주당이 이재명 정권이 들어오자마자 시작한 게 특검을 통과시키고 사법체계를 망가뜨리는 것"이라며 "이건 보수를 궤멸시키고 민주당 정권을 지속하기 위한 발판을 만드는 것인데, 지금 보수 정당이 바뀌는 모습 없이 갈등만 지속해서 지방선거까지 패배한다면 진짜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당 안팎에선 한 전 대표가 현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한 다음 당에 도움이 되는 판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저번 전당대회에서 한 전 대표에게 60%가 넘는 지지를 줬던 건 영남당원들이 아니었느냐"라며 "이번에도 어려움은 있겠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본인이 확실하게 당내 갈등을 이겨내고 당을 혁신할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도전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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