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향한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는 프로그램들
어른들이 씌운 프레임, PD들이 직접 만난 10대들은?
"자아 강하다고 하지만 꿈 없는 친구들 보면서 안타깝기도"
'티처스' '스카우트' 등 Z세대를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은 편견보다는 Z세대의 긍정적인 면모를 강조한다. KBS 제공
여러 풍자 코미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가 Z세대다. 이들을 향한 편견과 프레임은 곳곳에 만연해있다. 개그 콩트에서 주기자 등 다양한 Z세대 캐릭터가 등장한 이후 Z세대는 자아가 강하고 공동체 의식이 비교적 덜하다는 인식이 크게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티처스' '스카우트' 등 Z세대를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을 연출한 PD들은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에 대한 편견은 세대 간의 문화 차이로 인해 자주 등장하는 주제다. SNS 중독·개인주의 성향 등이 대표적인 편견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청소년들의 긍정적인 면을 이끌어내는 프로그램인 채널A '티처스'와 KBS '스카우트6-얼리어잡터'(이하 '스카우트6') PD의 이야기는 세간의 인식과는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그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활성화되면서 동시에 격변의 시대를 겪은 Z세대는 자신의 선호와 취향을 빠르게 인지하고 표현하는 편이다. 이러한 성향은 자기 표현과 타인과의 연결에도 적극적으로 나타난다. 자칫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인식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관계를 선호한다는 것이 PD들의 공통적인 답변이다.
'스카우트6'는 10대 최연소 경찰공무원 등 10대 얼리어잡터를 조명하며 Z세대가 빠르게 직업 세계에 도전하고 있음을 강조, 결코 공동체 정신이 부족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10대 출연자들 역시 자기주도형 직업 탐색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다. 앞서의 세대보다 더 적극적으로 직업 세계에 도전하며 실제 시행착오와 실패를 통해 배우는 모습은 '스카우트6'의 주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아울러 방송을 통해 양봉업 사업가 등 대입이 아닌 창업을 선택한 Z세대도 언급됐는데 이는 Z세대가 투잡·부업·N잡 등의 생존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부각시킨다. '스카우트' 시리즈에 출연 중인 장성규는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이들을 만나면서 이들이 꿈과 희망, 직업에 애착과 열정을 갖고 있는지 피부로 느낀다"라고 말했다.
10대 청소년을 주축으로 한 리얼리티 예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일까. 여러 편견이 만연한 가운데 직접 10대를 만나본 PD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실제 만난 Z세대는 사회의 편견과 전혀 달랐다고 떠올린다.
채널A '티처스' 연출을 맡은 윤혜지 PD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학생들을 보면서 슬펐던 것은 아이들이 꿈이 없다. MZ세대라고 한다면 보통 자아가 강하고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하는데 제가 본 10대들은 기운이 없다. (세간에서는) 자아가 강하고 제멋대로 한다지만 제가 본 10대들은 수동적이고 꿈이 없다. 저는 좀 서글펐다"라고 전하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티처스'에 출연한 학생들은 솔루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들은 변화와 성장으로 자신감을 갖고 더 큰 꿈을 키우기 시작한다. 사회적 불안감이 만연한 시대에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일찍 시작되기 때문에 개개인의 진로에 대한 고심과 방황이 빠르게 이뤄진 것이다.
이처럼 Z세대에 대한 편견은 세대 간의 경험 차이, 가치관의 충돌, 그리고 미디어의 재현 방식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이 프레임이 10대들을 획일화된 이미지로 고정시킨다는 점이다. '티처스'나 '스카우트6'처럼 다각도의 시선으로 어린 세대를 바라보려는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대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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