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징역 12년 구형…정영학·남욱·정민용도 "징역형" 요청
검찰 "개발 사업 공정성 국민 신뢰 훼손…엄정 심판해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2024.6.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검찰이 이른바 '대장동 개발 비리' 본류 사건으로 불리는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1심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17억 400만 원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유 전 본부장 등의 결심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을 징역 7년 및 벌금 17억 400만 원에 처해 주시고 8억 5200만 원을 추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씨에게는 징역 12년과 6111억 960만 3364원 추징, 회계사 정영학 씨에게는 징역 10년과 646억 9844만 3048원 추징, 남욱 변호사에게는 징역 7년과 1010억 9109만 3009원 추징, 정민용 변호사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74억 4000만 원, 37억 2000만 원 추징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사업은 처음부터 막대한 이익이 예상됐고,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사업권을 취득할 수 없던 민간업자들은 선거 운동을 돕거나 뇌물을 주는 등 성남시와 공사의 공직자들에게 부정한 방법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 결과 민간업자들은 천문학적인 이익을 취득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전가됐다"며 "궁극적으로 개발 사업의 공정성, 투명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훼손돼 피고인들에 대해 엄정한 법의 심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김 씨에 대해서는 "가장 윗선을 상대로 직접 로비를 담당한 핵심 인물이자 가장 많은 이익을 취득한 최대 수혜자"라며 "그럼에도 수사 단계부터 재판까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어려운 변명을 하며 죄를 은폐하고 공범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유 본부장에 대해서는 "민간업자들과 접촉해 청탁을 들어 주는 고리 역할을 한 핵심 인물"이라며 "자신의 지위와 책임을 의식한 것인지 처음에는 전면 부인했지만, 엄한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스스로 진실의 문을 두드렸고 그 결과 대장동 개발 비리의 실체가 밝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범행을 실토했더라도 사건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 사실은 없앨 수 없다"면서도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이를 부정하는 세력들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받는 입장이 됐다"며 양형에 이러한 지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 씨에 대해서는 "도시개발사업 전문가로서 범행에서 일종의 브레인 역할을 담당했다. 구체적인 진행은 정 씨의 계획대로 흘러갔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재판 과정에서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데도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범행을 부인했다"고 엄정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 변호사의 경우 "김 씨 다음으로 많은 이익을 취득한 인물로, 김 씨가 사업 주도권을 쥔 이후에도 정 씨를 공사에 입사시켜 민간업자들이 원하는 공모 지침서를 만들게 하고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하는 등 역할을 했다"면서도 "사실관계 자체는 대체로 인정하고 수용 방식으로 결정된 이후 가담 정도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의 경우 "민간업자들이 공모에 선정될 수 있도록 맞춤형 공모지침서를 만들어 주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거액의 대가를 수수해 책임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의 지시 등으로 범행에 이르게 되는 등 가담 정도가 크지 않고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2024.2.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사는 "피고인은 성남시와 공사의 이익에 맞게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볼 수 있고,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며 "김 씨와 이재명 피고인의 결탁에서 중간 역할을 한 데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알게 되고 정치적 성공을 위해 가담하면서 많은 범죄에 연루됐다"며 "저도 잘못한 책임이 있어 처벌을 달게 받지만 금전적 이익이 아닌 '이재명의 성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모든 건 제 행동과 말이 빚어 마땅히 제가 감당할 몫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대장동은 세간에서는 온갖 비리로 얼룩졌다 하지만 성공한 사업이고 그 누구도 손해를 입지 않았고 이익을 얻지 않은 사람이 없다. 사업의 매 단계에 합리적 이유와 납득할 사정이 있다"고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구했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결심 공판을 재개하고 다른 피고인들의 최종 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유 전 본부장과 김 씨, 정 씨, 남 변호사, 정 변호사 등은 2014년 8월~2015년 3월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비밀을 이용해 총 7886억 원의 부당이익을 거둔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심리 과정에서 당시 최종 의사결정권자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다섯 차례에 걸쳐 증인으로 소환했지만 이 대통령은 모두 불출석했다.
이후 이 대통령의 측근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모든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8월부터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알게 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해 민간사업자들이 부당 이득을 보게 한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에서 별도 재판을 받고 있었다.
해당 재판부는 대통령 불소추특권을 명시한 헌법 84조를 근거로 지난 24일 예정됐던 공판 기일을 변경하고 추후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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