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정임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윤종찬 순환기내과 교수, 안도열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석좌교수. 서울성모병원 제공.
양자컴퓨팅을 이용한 심혈관질환 진단 기술이 개발될 예정이다. 기술이 실현되면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성모병원은 정정임 영상의학과 교수, 윤종찬 순환기내과 교수, 안도열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석좌교수의 ‘심혈관질환 임상 위험 예측 및 진단을 위한 양자 알고리즘’ 연구과제가 양자컴퓨팅 기술을 적용한 혁신 아이디어로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국립보건원(NIH) 주최 ‘2025년 양자컴퓨팅 챌린지’에 국내 최초로 선정됐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이라는 두 가지 상태 중 하나를 나타내는 ‘비트’ 단위로 정보를 처리한다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이 중첩된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큐비트’ 단위로 정보를 처리한다. 큐비트는 복잡한 계산을 병렬적으로 처리해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계산할 수 있다.
양자컴퓨팅의 상용화는 생물 및 의학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신약 개발 시 하나씩 처리해야 했던 실험을 한꺼번에 처리해 신속하게 최적화된 신물질을 찾아내는 등의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연구팀은 양자컴퓨팅을 이용해 심혈관질환 진단 속도 및 정확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이디어 구상 및 계획 단계에서 선정된 연구팀의 기술은 현재 실증 사업 단계로 접어들었다.
연구팀은 양자컴퓨팅 기반으로 전산유체역학 분석의 실행 속도 및 정확도를 높일 예정이다. 전산유체역학 분석은 혈류와 같은 유체의 흐름, 압력, 속도, 온도 등을 계산해 유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분석 방법이다.
양자컴퓨팅 기반 전산유체역학 분석은 기존 분석 대비 속도와 정확도가 높아져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여러 생리적 변화를 빠르게 규명하고 예후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심장 수축 기능, 염증·면역반응 같은 전신적 요인을 포함한 다양한 변수들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어 심혈관질환 환자의 개인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연구는 미국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팅 자원 등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미국 메릴랜드대 국립양자연구소가 매년 최대 8만 달러(약 1억851만원) 상당의 아이온큐 양자 장치 컴퓨팅 크레딧(이용권)과 시뮬레이션 클러스터 무제한 사용을 연구팀에 지원한다. 연구팀은 아마존 웹서비스(AWS) 코리아의 클라우드 인프라 및 플랫폼 지원도 확보됐다.
정정임·윤종찬 교수는 "현재 개발 중인 양자컴퓨팅 기반 분석은 기존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의 해부학적 분석의 한계를 넘어 심장 내 혈역학 정보를 통합해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치료를 제공하는 토대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총괄 대표 연구자인 안도열 교수는 "의료 분야에 양자컴퓨팅을 적용하는 것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전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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