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MS 예비 인증 확보…국내 진출 ‘첫 관문’ 통과
FIU 수리 절차 착수...하반기 VASP 인증 마무리 목표
기관투자자 겨냥한 고도 보안·수탁 서비스로 차별화
전문 인력 확보, 내부 프로세스 정비...사업준비 ‘만반’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글로벌 가상자산 수탁 기업 ‘비트고(BitGo)’와 하나금융그룹이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 비트고코리아가 최근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예비 인증을 획득하면서 국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 벨시 비트고 창립자가 11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열린 ‘제1회 이데일리 가상자산포럼’에서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과 안정성을 위한 기관 투자자들의 역할’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27일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업계에 따르면, 비트고코리아는 이달 초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운영을 위한 ISMS 예비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인증은 국내에서 가상자산 수탁 사업을 개시하기 위한 필수 요건 중 하나로, 향후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인증을 위한 선행 절차다. 실제 사업 개시는 VASP 인증과 ISMS 본인증까지 모두 완료돼야 가능하다.
비트고코리아는 이번 예비 인증을 바탕으로 하반기 내 VASP 신고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국내 수탁 사업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FIU의 수리 절차는 통상 3~6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반기부터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투자가 시작하는 만큼, 당국의 인허가 과정도 더욱 정밀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법적·제도적 정합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안전성을 검증하는 절차를 우선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에 따라 정상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단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고코리아는 2023년 글로벌 수탁기업 비트고와 하나금융그룹의 공동 출자를 통해 설립된 국내 합작법인이다. 비트고가 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하나금융TI, SK텔레콤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비트고의 수탁 시스템은 다중 서명(Multisig), 콜드월렛, 보험 보장 등 고도화된 보안 체계를 바탕으로 기존 거래소 기반의 핫월렛(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지갑) 방식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개인보다는 기관투자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시장 내 차별점이 크다. 국내에서는 KB국민은행 계열의 한국디지털에셋(KODA)과 신한·NH농협 주도의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이 인증을 마치고 사업을 하고 있다.
비트고코리아는 이제 막 기관 가상자산 투자가 시작되는 한국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가상자산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의 국내 거래 가능성도 있는만큼 기관투자자 대상 수탁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자산 ETF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업계는 비트고코리아가 단순 수탁을 넘어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 가상자산 기반 ETF 등 디지털 금융자산 전반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초기에는 수탁 중심으로 사업을 설계했지만, 국내외 디지털 자산 환경과 규제 변화에 맞춰 다양한 분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고코리아는 현재 전문 인력 충원을 진행하고 있으며, 본 인증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개시를 목표로 내부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FIU 요건 충족을 위한 작업을 순차적으로 추진 중이다.
비트고코리아 관계자는 “FIU 수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진행 중이며, 인력 확보와 조직 정비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 출발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