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협의 없이 본회의 개최…與, 표결 강행
송언석 "협치하겠다? 말뿐…실천 의지 없어"
나경원 "우원식, 민주당 의장처럼 하려면 당장 사퇴해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 도중 퇴장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을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협의 없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본회의를 강행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협치의 의지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여야가 합의하지 않았음에도 본회의를 개회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오후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함께 우원식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협치하겠다든지 좋은 말을 했던 게 전부 말뿐이고 실천할 의지가 없다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여야 간에 조금 더 심도 있는 협상을 위해 오늘 예정된 상임위원장 선출에 관한 건을 최소 일주일이라도 연기해달라고 (우 의장에게) 건의드렸다"며 "하지만 우 의장은 '충분한 시간을 줬다, 오늘 처리해야겠다, 대화와 협상이 잘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고 진단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선출됐고 내가 16일에 선출됐는데 원내대표가 된 지 딱 11일째"라며 "당내 상황이 복잡하고 업무 파악에 다소 시간이 걸렸고 김 원내대표를 몇 차례 만나 대화와 협상을 위한 신뢰가 구축돼 가는 과정이었는데 오늘 상황을 보니 앞으로도 의장께서는 여야 간에 협상을 해보라는 좋은 말로 명분을 쌓고 민주당이 제기하는대로 안건을 처리할 개연성이 상당히 많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우 의장에게 공석인 법제사법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장·문화체육관광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협의가 되지 않은 본회의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우 의장은 이날 오후 2시에 본회의를 개최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가 열리자마자 단체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강행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묻지마식 의회폭주 민주당식 협치파괴'라는 손팻말을 들고 로텐더홀에서규탄대회를 열었다.
송 원내대표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달전 5월 27일 대선후보 방송토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는 정치란 본질적으로 소통하고 상대를 존중·인정하고 타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취임한지 1달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이 말은 전부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났다"고 직격했다.
이어 "이곳 국회의사당에서 소통도 대화도 없고 협치도 사라졌다"며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열었고 법사위원장·예결위원장·문체위원장·운영위원장을 독식했다. 민주당에게 소통은 쇼통에 불과한 모양이고, 협치는 단지 민주노총·전농 등 친여 시민단체와만 하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5선 중진인 나경원 의원도 "전날 이 대통령이 국회에 와서 한 말은 협치였지만 그 단어가 우리 귓가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온통 거짓말, 말짱쇼였단게 밝혀졌다"며 "오늘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 없이 의사일정을 잡았는데,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의장은 그 자리에 있어선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나 의원은 "나도 국회에 오래 있었던 의회주의자로서 이런 국회를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순 없다"며 "우 의장은 국회의장이 아니라 민주당 의장처럼 국회를 운영하려면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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